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서울영상벤처센터 어디로 갈거나?
2001-07-03

국내리포트/톱

건물 매각 계획에 이전해야, "이참에 지원모델 재고 필요"

서울영상벤처센터 입주업체들이 술렁이고 있다. 최근 건물주인 (주)영보두일(대표 한두현)이 재계약 의사가 없다며, 계약 당사자인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유길촌)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해당 업체들에 건물을 비워달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영상벤처빌딩에 입주해 있는 34개 업체 일동은 지난 6월25일 “지금 현 건물에 남는 것이 사업의 지속성과 대외인지도 훼손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책이며, 건물주와의 이견을 좁힐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해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문화부와 영진위에 전달했다. 서울영상벤처빌딩은 지난 98년 정부가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영상관련 벤처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하에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남강빌딩 2900여평을 임대,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영진위가 전반적인 업무를 대신 맡고 있다.

입주업체 및 영진위 관계자에 따르면, 건물주 영보두일은 현재 건물을 매각하기로 입장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건물주는 지난 6월9일 “은행금리가 낮아 영진위의 건물 임대보증금을 예치하는 것만으로는 수익을 기대할 수 없어 월세 전환을 검토하던 중에 모 기업이 건물 매수에 나섰다”며 임대차계약 연장불가 사유를 밝혔다. 지금까지 영진위가 내놓은 임대보증금은 약 102억원. 지난해까지 80억원 규모였으나, 1년 연장계약을 하면서 30%를 인상해달라는 건물주의 입장을 받아들였다. 9월30일까지 건물을 이전해야 하는 상황인데, 영진위는 다른 건물 물색을 서두를 수밖에 없게 됐다. 서울영상벤처센터를 관리하고 있는 영진위의 오경석씨는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재계약 의사가 있다고 문건을 보내온 건물주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바람에 급히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입주업체들은 현재 정부와 영진위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미라신코리아의 안병주 사장은 “다른 곳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면 임대보다 건물 매입과 같은 좀더 안정적인 공간확보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화쪽보다는 건물사용 면적이 더 크고 연계업체가 강남쪽에 몰려 있는 애니메이션쪽은 현상유지를 원한다. 애니메이션쪽 입주자 대표인 신우프로덕션의 신우철 대표는 “건물주와 지속적인 협의를 해서 현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며, 정부와 영진위의 전폭적인 지원이 더욱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일단 정부는 지난 2월 입주업체에 2년 연장계약 사실을 통보한 상태라 그 기간만큼은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겠지만, 이번 기회에 지금까지의 사업성과를 놓고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문화관광부 영상진흥과의 윤성천 사무관은 “애니메이션쪽은 문화지원센터로, 게임쪽은 게임지원센터 등으로 이전이 가능한 만큼, 앞으로 2년 동안 지금의 센터 모델을 계속 유지할지는 계속 숙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영진위의 한 관계자 역시 2001년 문예진흥기금 폐지 등으로 영진위 자체예산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현재 방식의 공간지원보다 프로젝트별 인큐베이팅 등으로 정책을 전환해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