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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쿼터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2001-07-15

“한국영화는 두 가지 측면에서 심한 세대교체를 경험하고 있다. 이는 산업적이고 상업적인 측면과 더불어 상상력(creative spirit)과 영상미학의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다. 옛날 감독들이 개성있는 영상미학을 선보이고자 노력했다면, 최근의 젊은 감독들은 새로운 이야기방식, 특히 상상력이 가미된 새로운 소재 발굴에 열심인 듯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영화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정형화된 코드들을 이용해 스토리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한국 영화계에 불고 있는 ‘펀드 바람’과 ‘작가 논쟁’이야말로 한국영화계의 위치를 정확히 보여준다.”

피에르 리시앙은 ‘프랑스의 한국영화통’답게 최근 한국영화계의 흐름을 날카롭게 분석해 보였다. 공식 직함이 없으면서도 폭넓은 활동을 해온 그는 초청작 <보스만과 리나>의 프로듀서라는 직함도 친구의 빈자리를 대신한 것뿐라고 부연설명. 칸 영화제에 아시아영화를 소개해 온 그는 얼마 전 임권택 감독의 작품을 비롯, 신상옥, 홍상수, 이창동 감독의 작품을 파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개최하는데 가교 역할을 했다. 프랑스 내의 한국영화 인지도는 점차 높아져 이제는 배용균과 장선우 감독을 추종하는 무리가 생길 정도라고. “한국의 스크린쿼터제를 지지하지만, 스크린쿼터가 전부는 아니다”라는 그는 17일 있을 SRF 프로젝트 메가토크에서 ‘할리우드에 대항하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발제 연설을 한다. 그는 또한 한국을 거세게 강타한 디지털 바람에 대해 “디지탈 카메라가 제작현장에 민주주의를 가져오리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디지털 카메라는 단지 누구에게나 셔터를 누를 기회를 제공할 뿐, 누구나 볼 수 있는 작품을 찍게 하지는 않는다. 능력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라고 일갈했다.

심지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