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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 게임> 연쇄 납치극 겹겹의 반전 묘미
2001-08-14

범죄스릴러 <키스 더 걸>은 제임스 패터슨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었다. 정신분석학자 겸 형사인 크로스가 특이한 강박증에 사로잡혀 미모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연쇄 납치극을 벌이는 범인과 대결하는 이야기다. 새로울 게 없어보이는 게임이었지만, 다소 맥빠지는 결말의 흠만 빼놓으면 깔끔한 성공작이었다. 패터슨의 크로스 시리즈를 또 다시 영화화한 <스파이더 게임>은 여러모로 <키스 더 걸>과 비교된다.

모건 프리먼이 심리분석에 뛰어난 크로스 역을 다시 맡았고, 전작에서 애슐리 주드를 파트너 삼아 사건을 풀어갔던 것처럼 이번에는 제시(모니카 포터)라는 여자 경호원과 짝을 이룬다. 처음부터 범인을 드러내놓고 시작함에도 긴장감이 좀체 흐트러지지 않는 건, 거미줄처럼 겹겹이 쳐진 반전의 그물망이 효과적으로 굴러가기 때문이다. 인질이 또 다른 인질을 불러내고, 납치범이 또 다른 납치범에게 이용되는 발상은 신선하다. 뉴질랜드 출신의 리 타마호리 감독은 데뷔작 <전사의 후예>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머홀랜드 폴스>나 텔레비전 시리즈 <소프라노스> 등에서 안정된 연출력을 이어가고 있다.

워싱턴 경찰국 소속의 크로스 박사는 동료 여자형사를 범인에게 위장접근시키는 작전을 펼치다 그만 파트너를 잃고 만다. 이 충격으로 칩거하던 그에게 뜻밖의 전화가 날아오는데, 삼엄한 경계망을 뚫고 상원의원의 딸을 납치한 게리 손지(마이클 윈콧)가 자신과 게임을 벌이자고 호출한 것이다. 자신의 경호망이 단숨에 뚫려 허탈해하는 제시가 크로스의 새로운 짝이 돼 납치 목적조차 불분명한 사건에 빠져든다.

이성욱 기자lewo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