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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희망, 되돌아오는 절망
2001-02-16

<수취인 불명> 촬영현장

김기덕 감독의 신작 <수취인 불명>이 한달 보름여간의 촬영을 모두 마치고 후반작업에 들어갔다. 김기덕 감독의 여섯 번째 작품인 <수취인 불명>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미군부대 주변의 10대 소년ㆍ소녀들의 삶을 그리는 영화. 한국전쟁의 상처를 지닌 기성세대와 미군 병사의 이야기가 거기 섞인다. 촬영은 경기도 평택의 미군부대 `캠프 험프리스' 주변의 동창리 일대에서 진행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개 목장이 있는 마을이라서, 마을 전체를 세트장으로 삼았다.

흑인 미군과 사이에서 혼혈아를 낳아 기르는 여인(방은진)과 한국전쟁에서 북한군을 세명이나 사살했지만 훈장 하나 못 받은 상이군인(명계남), 그리고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남편 덕에 연금을 타서 근근이 살아가는 또다른 여인(이인옥)들이 그 속의 주민들이 됐다. 그리고 혼혈아 창국(양동근)과 한쪽 눈을 실명한 여고생 은옥(반민정), 왕따당하는 소년 지흠(김영민)이 있다. 여기에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개장수 개눈(조재현)과 은옥의 눈을 고쳐주겠다며 섹스를 하는 미군 제임스(미치 말럼)가 주변 캐릭터를 형성한다. 끊임없이 돌아오는 ‘수취인불명’의 편지처럼 이들 모두는 행복과 희망을 꿈꾸지만 결국 제자리에 머물고 만다. 주인공 은옥과 지흠을 맡은 반민정과 김영민은 지난 해 연합오디션 ‘사상 최대의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고, 미국현지 오디션을 통해 합류한 미군 제임스 역의 미치 말럼은 할리우드에서 영화, 드라마, 연극 등에서 활약중인 배우이다. 제작비 10억원을 투자한 LJ21FILM(대표 이승재)은 2월 중순까지 후반작업을 끝내고 5월쯤 개봉할 예정이다.

▶지흠의 아버지가 손에 피 묻히지 말라며 총을 건네주자, 개눈은 개 한 마리를 끌고와 총을 사용해본다.

▶빨리 찍기가 주특기인 김기덕 감독이 소품인 미군버스 위에 앉아 콘티를 보며 다음 촬영장면을 구상중이다.

사진·글 이혜정 기자 hyej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