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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2001-03-14

이미지의 날개를 달고 비상하라

해마다 2월이 오면 베를린은 추락한 천사 대신 이미지로 비상을 꾀하는 사람들로 술렁인다. 유리로 전면을 지어 올린 영화제 주상영관 베를리날레 팔라스트는, 하늘색 하늘을 보기 힘든 스산한 날씨를 만회하려는 듯, 가능한 한 많은 양의 햇빛과 많은 스타를 품에 안겠다는 욕심으로 반짝거린다. 습한 냉기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씩씩한 베를린 시민들은 흠모하는 영화인들의 동선을 뒤쫓고, 세계 각지에서 영화를 찾아 나들이를 온 동료 영화 애호가들을 환대하느라 분주한 열이틀을 보냈다.

베를린 글 김혜리, 이혜정 기자

사진 이혜정 기자

◀케이트 윈슬럿과 제프리 러시

비경쟁 특별상영작 <퀼스>의 두 주인공 케이트 윈슬럿과 제프리 러시는 서로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스스럼없이 과시했다.

◀모니카 벨루치 <말레나>

소피아 로렌처럼, 지나 롤로브리지다처럼, 실바나 망가노처럼. <말레나>의 고혹적인 헤로인 모니카 벨루치는 과거 이탈리아 클래식 스타들을 거명하며 그들처럼 영원한 여성성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야심을 여왕 같은 목소리로 피력했다.

◀앤서니 홉킨스 <한니발> 배우

“후루룩!” 그가 마이크 앞에서 입맛을 다시자 회견장에는 순간 섬뜩한 찰나의 정적이 흘렀다. 비경쟁 상영작 <한니발>의 기자회견장에 특유의 구부정한 자세로 등장한 ‘홉킨스 경’은 스크린에서 본 기억보다 훨씬 늙어 있었으나 여전히 무섭도록 강하고 여유로왔다.

◀줄리엣 비노쉬

붉은 드레스에 감싸여 화사하게 등장한 <초콜렛>의 줄리엣 비노쉬는 초콜릿의 미덕에 대한 예찬으로 좌중을 미소짓게 했다.

◀커크 더글러스

84년의 삶. 80편의 영화. 올해 베를린영화제가 오마주전을 기획한 평생공로상 수상자 커크 더글러스는 발작 이후 찾아온 언어장애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을 단번에 휘어잡았다.

◀숀 코너리

<파인딩 포레스터>의 숀 코너리는 공연한 신인 배우 롭 브라운과 함께 나타나 후배 연기를 치켜세우느라 침이 말랐다.

◀마이클 윈터보텀

<주드>에 이어 토머스 하디 원작에 기초한 두 번째 영화 <클레임>을 들고 베를린에 온 마이클 윈터보텀 감독.

◀쿠브릭 미망인

폐막 전날 공개된 스탠리 쿠브릭에 대한 다큐멘타리 <영화 속의 삶> 기자회견장에는 미망인 크리스티아네가 나타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서점에서도 베를린영화제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베를린영화제의 역사와 관련된 책부터 출품작 <클레임>의 원작인 토머스 하디의 <캐스터브릿지의 시장>까지 발빠른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끈다.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극장 로비에는 경쟁작 출품국가의 국기를 걸어놓는다. <공동경비구역 JSA>의 출품으로 태극기도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