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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스테판 브리제 감독의 <앳 워>가 그린 노동자의 투쟁

무엇이 노동자를 성나게 했나

<앳 워>

지난 2015년, 프랑스 파업 노동자들은 협상을 거부하는 에어프랑스의 고위 간부 자비에 브로세타를 무차별 공격해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바 있다. 헝클어진 머리, 찢어진 와이셔츠, 삐뚤어진 넥타이를 맨 채 여기저기 멍들고 긁힌 상체를 보이며 성난 노동자들을 피해 높은 철조망을 필사적으로 뛰어넘으려 바둥대던 브로세타의 모습은 대중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았다.

지난 2016년 <아버지의 초상>을 통해 실업자가 된 중년 아버지의 처절한 구직 활동을 다루었던 프랑스 감독 스테판 브리제는 몇년 전 일어났던 에어프랑스 노조 폭력 사태를 보며 ‘무엇이 이들을 이처럼 화나게 만들었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의 신작 <앳 워>는 이 질문에 대한 스테판 브리제의 대답과도 같은 영화다.

프랑스 작은 시골 마을 페린 공장의 노동자 1100명은 공장 폐쇄 결정으로 실직 위기에 처한다. 조합의 대표 로랑 아마데오(뱅상 랭동)는 동료들과 함께 투쟁을 시작한다.

영화는 ‘조합원은 옳고 간부들은 악하다’라는 식의 교훈을 주기보다 거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며,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브레히트의 인용문 “투쟁하는 이들은 패배할 수도 있지만 투쟁하지 않는 이들은 이미 패배한 것이다”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스테판 브리제 감독은 이 영화를 찍으며 출연배우들이 필사적으로 파업하는 노동자들의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23일만에 촬영을 종료하는 모험도 감수했다고. <앳 워>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으며 현재 프랑스에서 개봉 후 박스오피스 4위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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