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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서 더 인상적인! 픽사, 디즈니 단편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 2>

북미에서 엄청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인크레더블 2>가 7월18일 국내 개봉한다. 2004년 개봉한 <인크레더블>을 재밌게 봤다면, 이번 영화 역시 기다려질 것이다. 하지만 디즈니, 픽사 영화에는 본 영화 외에도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있다. 본편 상영 전 보여주는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이번 <인크레더블 2>에도 만두라는 소재에 모성애를 잘 섞어낸 <바오>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큰 흥행을 기록 중인 <인크레더블 2>.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바오>도 높은 완성도, 참신한 소재로 놀라움을 선사한다.

긴 시간 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도 큰 행복이겠지만, 가끔은 짧은 시간에 참신함을 무기로 빠르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단편 애니메이션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기다리던 <인크레더블 2>의 개봉에 앞서, 함께 상영되는 <바오>도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픽사, 디즈니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모아봤다. 워낙 많은 작품 수로 2010년 이후 개봉한 작품 중 인상적이었던 10편을 선정했다.

* 해당 단편 애니메이션들의 줄거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라 루나> before <메리다와 마법의 숲>

<라 루나>

<라 루나>는 2012년 개봉한 <메리다와 마법의 숲>과 함께 상영된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대를 이어서, 달에 떨어진 별을 쓸어내리는 일을 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가족이 달에서 별을 쓸던 중, 지금껏 본 적 없는 커다란 별이 달에 떨어진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티격태격하며 별을 뽑으려 하지만, 별을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를 본 아이는 별 위에 올라탄다.

<라 루나>는 독특한 설정과 이를 구현해주는 몽환적인 영상미를 자랑한다. 또한 작은 별 위에 서있는 아이의 모습은 명작 소설 <어린 왕자>를 연상케 한다. 기발한 상상력을 자랑한 <라 루나>의 각본가, 감독 에린코 카사로사는 이후 <굿 다이노>의 각본을 맡았다.

<페이퍼맨> before <주먹왕 랄프>

<페이퍼맨>

<페이퍼맨>은 지루한 일상을 살고 있는 한 남자가 한 여인에게 첫눈에 반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첫눈에 반한 그녀에게 말 한마디 붙이지 못한 남자는 회사로 가 일을 한다. 하지만 건너편 건물에서 여인을 발견하고 서류로 만든 종이비행기를 날려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한다. 하지만 종이비행기는 그녀에게 닿지 않고, 서류는 동이 난다. 상사의 눈치를 보던 그는 결국 그녀를 만나기 위해 사무실을 박차고 나간다.

<페이퍼맨>은 빨간 립스틱을 제외하고, 모두 흑백으로 이루어진 단편 영화다. 하지만 그렇기에 남자와 여자를 이어주는 빨간 립스틱이 더욱 부각되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함께 등장하는 음악 역시 영상과 함께 경쾌한 극의 분위기를 잘 살려준다. <페이퍼맨>은 높은 완성도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파란 우산> before <몬스터 대학교>

<파란 우산>

비가 잔뜩 오는 거리, 검은 우산들 사이로 파란 우산과 빨간 우산이 보인다. 둘은 서로에게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둘은 다른 목적지로 인해 헤어지게 된다. 파란 우산은 빨간 우산을 향해 가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주인이 손을 놓쳐 차가 붐비는 도로 한가운데로 날아간다. 여러 사물들이 파란 우산을 구해주려 하지만 결국 파란 우산은 차에 치여 찌그러지고 만다. 처량히 버려진 파란 우산. 그때, 그의 위로 빨간 우산이 비를 막아준다.

<파란 우산>은 페이퍼 맨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우산'이란 사물에 대입했다. 또한 우산뿐 아니라 맨홀, 창문 등 모든 사물들이 마치 살아있고 감정을 가진 듯 표현됐다. 마치 <토이 스토리>의 살아있는 장난감들을 확대한 듯한 설정이다. 또한 삭막한 흑백 도시에서 피어나는 로맨스를 그린 <페이퍼맨>과는 달리, <파란 우산>은 추적추적 내리는 비, 화려한 색채 등으로 유럽의 어느 거리를 연상시키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피스트> before <빅 히어로>

<피스트>

길가에 버려진 작은 강아지는 허기를 느낀다. 그때, 한 남자가 그에게 먹이를 준다. 그는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와 키운다. 강아지는 늘 기름진 음식을 잔뜩 먹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주인에게 여자친구가 생기고 이후부터 싫어하는 야채들만 식사로 나온다. 강아지는 짜증을 내고,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그러나 주인이 어느 순간부터 다시 기름진 음식들을 먹기 시작하고 강아지는 다시 행복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맛있는 스파게티 앞에서 강아지는 주인의 눈물을 본다. 강아지는 스파게티에 올라가있는 허브를 물고 어디론가 달려간다.

'피스트'는 ''포식하다'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다. 이에 걸맞게 영화는 강아지의 시점에서 여러 맛있는 음식들의 향연을 보여준다. 하지만 단순히 '음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사랑하는 이를 위해 좋아하는 음식을 포기할 줄 아는 마음을 그려냈다. 처음엔 남자, 이후 강아지, 마지막으로 자신의 아이를 위해 음식, 입맛을 양보하는 여자의 모습은 큰 메시지를 전해준다.

<라바> before <인사이드 아웃>

<라바>

바다 한가운데 있는 화산 섬은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바닷물은 점점 차오르고 대부분이 잠겨버린 그는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그의 아래에는 바닷속에는 잠겨있는 또 다른 화산이 밖으로 나가길 기다린다. 그녀는 지상의 화산이 부르는 노래가 자신을 향한 것이라 믿으며 그를 만날 날을 고대한다. 그녀는 드디어 수면 위로 올라가지만, 지상의 화산과는 마주할 수 없는 위치가 된다. 곧 지상에 있던 화산은 바다로 가라앉지만 그녀의 존재를 확인한 그는 다시 지상으로 올라가려 한다.

<라바>는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로 진행된다. 마치 한 곡으로 이루어진 뮤지컬 영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대부분의 디즈니, 픽사 단편 애니메이션이 아무런 대사가 없이 진행되는 반면, <라바> 아름다운 배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비교적 단순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화산들의 노래로 인해 분위기, 감정들이 잘 전달된다. 또한 두 화산이 각각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한 곡의 노래를 앙상블로 부르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샌제이즈 슈퍼 팀> before <굿 다이노>

<샌제이즈 슈퍼 팀>

만화 시청을 좋아하는 샌제이는 TV를 켠다. 하지만 그의 뒤에서 기도를 드리는 아버지의 소리 때문에 방해를 받는다. 샌제이는 TV 볼륨을 높이고, 아버지는 다시 리모컨으로 소리를 줄인다. 짜증이 난 샌제이는 다시 소리를 높이지만, 아버지는 TV를 꺼버린다. 그리고 샌제이를 불러 함께 기도를 올린다. 기도를 하기 싫은 샌제이는 아버지가 뺏은 인형으로 장난을 친다. 그때, 그는 고대의 신들이 있는 미지의 공간에서 눈을 뜬다.

<샌제이즈 슈퍼 팀>은 종교를 소재로 삼았다. 하지만 결코 종교적 가치관을 드러내거나 주입하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에서 종교는 아버지, 아들의 사소한 갈등을 위한 매개로 등장한다. <샌제이즈 슈퍼 팀>은 제이 파텔 감독이 실제로 어린 시절 겪은 작은 해프닝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아주 작은 순간의 기억을 짧게 풀어냈지만 그 속에 아버지의 사랑, 부자의 화합 등을 훌륭하게 그려냈다. 가상의 공간 속, 강렬한 색채를 이용한 환상적인 영상미도 일품이다.

<내 몸속 이야기> before <모아나>

<내 몸속 이야기>

기계처럼 일하며 지루한 일생을 살고 있는 한 남자. 그의 몸속에는 여러 장기들이 있다. 위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하고, 심장은 서핑, 연애 등 설레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모든 장기들을 통솔하는 뇌는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 평상시처럼 지루하게 일을 하는 남자. 그러던 중, 뇌는 컴퓨터 모니터에 비친 남자의 우울한 표정을 보게 된다. 결국 뇌는 각각의 장기들이 원하는 것을 허락하고, 남자는 사무실 밖으로 뛰쳐나간다.

<내 몸속 이야기>는 2015년 개봉, 큰 흥행을 기록한 <인사이드 아웃>과 유사한 설정을 가진 작품이다. '감정'에 인격을 부여한 <인사이드 아웃>처럼 각각의 장기들의 특성에 맞는 유쾌한 설정을 부여했다. 또한 경쾌한 음악은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내 몸속 이야기>를 보고 난 뒤면 한 문장이 떠오를 것이다. "이 순간을 즐겨라, 카르페 디엠!"

<파이퍼> before <도리를 찾아서>

<파이퍼>

바닷가에 사는 아기새는 어미새가 물어주는 먹이를 기다린다. 하지만 어미새는 혼자 힘으로 먹이를 먹는 법을 알려준다. 아기새는 이를 보고, 홀로 갯벌 속 먹이를 찾으려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커다란 파도를 맞게 되고, 바다를 무서워한다. 아기새는 배고픔을 견디어보지만 결국 다시 갯벌로 나가고 다시 파도를 맞는다. 하지만 물속에서 감은 눈을 뜬 순간 펼쳐진 경이로운 광경에 반하게 되고 바다를 좋아하게 된다.

<파이퍼>는 앞서 소개한 단편 영화에 비해 소재적 독창성은 부족한 작품이다. 그렇다고 반전이 있는 줄거리도 아니다. 영화는 자연 속에서 당연시 행해지는 아기새의 홀로서기를 오롯이 보여준다. 하지만 이처럼 단순한 모습조차도 매우 경이로운 것이란 사실을 알려준다. 또한 단편 애니메이션이지만 아기새의 덜 자란 깃털, 물에 젖은 갯벌 등 매우 사실적인 구현 기술을 자랑한다.

<> before <카3: 새로운 도전>

<루>

아이들이 뛰놀고 있는 놀이터. 그중 한 아이가 다른 아이들의 물건을 빼앗으며 괴롭힌다. 놀이터 한구석의 분실물들은 그 모습을 지켜본다. 그리고 그 아이로부터 물건들이 담겨있는 가방을 다시 뺏으려 한다. 아이와 분실물들은 엎치락뒤치락 한다. 결국 분실물들은 가방을 빼앗는 데 성공, 보관함으로 도망친다. 화가 난 아이는 가방을 되찾으려 분실물 보관함으로 향한다. 순간, 그는 그 속에서 어릴 적 자신이 빼앗긴 인형을 발견한다.

무생물에 생명, 감정을 부여하는 것은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의 단골 소재다. 그중에서도 <>는 <토이 스토리> 1편을 연상시킨다. 특히 <토이 스토리> 1편 속, 운동장에서 악동을 향해 반기를 드는 장난감들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하지만 다소 그로테스크한 <토이 스토리> 속 장면과 달리, <>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며 훈훈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마지막, 움직임 없이 아이를 바라보는 인형의 모습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바오> before <인크레더블 2>

<바오>

한 여자가 식탁에서 만두를 먹는다. 그런데 갑자기 만두에서 눈, 코, 입이 생겨난다. 그리고는 팔 다리가 생겨 움직이기 시작한다. 여자는 만두를 자신의 아이처럼 키우기로 하고, 만두를 정성껏 보살피며 키운다. 하지만 사춘기가 온 만두는 여자와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한다. 어느 날 만두는 여자친구를 소개하고 집을 떠나려 한다. 여자는 이를 막아서고, 만두와 실랑이를 벌이다 만두를 먹어버린다.

<바오>는 앞서 소개한 <샌제이즈 슈퍼 팀>처럼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을 소재로 했다. 하지만 작은 순간을 풀어낸 <샌제이즈 슈퍼팀>과 달리 <바오>는 처음 아이를 키울 때부터 떠나보낼 때까지, 모자의 긴 생애를 총괄적으로 다루었다. 그리고 그 시간만큼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바오>는 중국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는 '만두'라는 소재로 가족애를 완성도 높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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