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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맨> 이전에는 어떤 영화가? 라이언 고슬링의 영화 속 대표 캐릭터들

<퍼스트맨>

<라라랜드>로 아련한 눈빛 보여주며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라이언 고슬링. 그가 <퍼스트맨>으로 돌아왔다. <위플래쉬>, <라라랜드>로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데이미언 셔젤 감독과의 두 번째 만남이다.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딛은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를 그린 <퍼스트맨>. 라이언 고슬링은 그의 무거운 발걸음을 어떤 표정과 눈빛으로 그려냈을까. 이를 확인해보기 전, 지금의 그를 있게 해준 여러 영화 속 캐릭터들을 모아봤다. 달콤한 로맨스부터 피 튀기는 액션까지, 다양한 라이언 고슬링의 모습을 만나보자.

* 해당 영화들의 줄거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랑밖에 난 몰라~

<노트북> 노아 역 / <라라랜드> 세바스찬 역

<노트북>

라이언 고슬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르는 멜로다. <라라랜드>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 시작점이 된 영화는 2004년 개봉한 <노트북>이다. 라이언 고슬링이 맡은 노아는 첫눈에 반한 여인 엘리(레이첼 맥아담스)만을 생각하는 순정남이다. 두 사람은 엘리네 집안의 반대로 헤어지지만, 노아는 1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편지를 보낸다. 다른 여자와의 만남도 가져보지만 그는 끝내 엘리를 그리워하며 7년이란 세월 동안 그녀를 기다린다.

라이언 고슬링은 그 과정에서 그리움, 미움 등 사랑에 관한 여러 가지 감정을 담아냈다. 그는 자신을 두고 약혼자에게 떠나려는 엘리를 향해 소리치며 욕을 하기도 한다. 조금은 지질하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 캐릭터다. 닉 카사베츠 감독은 라이언 고슬링에 대해 “잘생기지도 않고 약간 겁쟁이처럼 보이는 보통의 이미지가 노아와 무척 닮았다고 생각했다”며 캐스팅 비화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노트북>을 통해 실제 연인으로 발전한 그들은 2005년 MTV 시상식에서 ‘최고의 키스상’을 수상, 영화 속 키스신을 재연하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폭우를 맞으며 서로의 진실된 마음을 확인하는 <노트북>의 키스신은 ‘로맨스 영화’하면 생각는 명장면 중 하나로 남아있다.

<라라랜드>

앞서 언급했지만 라이언 고슬링의 영화 캐릭터에 <라라랜드>를 빼놓을 순 없다. 그만큼 그가 연기한 세바스찬은 연인으로 등장한 미아(엠마 스톤)와 함께 강한 인상을 남겼다. 꿈 많은 예술가들의 사랑, 이별을 담은 <라라랜드>는 보랏빛으로 칠한 LA의 하늘, 인물들이 함께 춤을 추는 뮤지컬 요소 등으로 마치 환상 속에 빠진 듯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그러나 <라라랜드>에서 가장 돋보인 ‘환상’은 영화의 엔딩에 펼쳐지는 이미 어긋나 버린 사랑을 되돌려 보는 상상이다. 시공간이 허물어지며 진행되는 상상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만약에 그때 그랬다면..”이라는 현실적인 공감과 결합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영화가 상상에서 현실로 돌아왔을 때, 미아를 바라보는 세바스찬의 오묘한 미소에서는 현재의 미련과 과거의 행복이 섞인 복합적인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라이언 고슬링은 <라라랜드> 이전, 엠마 스톤과 첫 호흡을 맞춘 영화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로 코믹한 로맨스를 그리기도 했으며, 2010년 제작된 <블루 발렌타인>에서는 식어가는 사랑의 온도를 표현하며 우울한 로맨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여우 같은 녀석을 봤나

<킹메이커> 스티븐 마이어스 역 / <빅쇼트> 자레드 베넷 역

<킹메이커>

조지 클루니의 연출작 중 가장 호평을 받는 영화 <킹메이커>. 정치판의 속내를 그린 영화에서 라이언 고슬링은 민주당 대선 후보 마이크(조지 클루니)의 유능한 홍보관 스티븐을 연기했다. 그는 절대적으로 마이크를 따르며 연설문 대필, 언론 플레이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이크를 당선시키려 한다. 젊은 나이에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여준다. 극 중 상대 진영의 홍보관인 톰(폴 지아마티)까지 그를 인정하며 “언행 하나하나 신중하지만 겉으로는 너무나 편안한 느낌을 주는 이”라고 말한다.

그런 그에게도 시련은 찾아온다. 사소한 실수로 인해 마이크에게 토사구팽 당하는 톰. 그 순간부터 그의 여유로운 미소는 사라진다. 그러나 그는 작은 불안도 허용하지 못하는 마이크의 심리를 이용해 발목을 잡는데 성공한다. 이를 빌미로 정계의 한자리를 약속받은 스티븐. 영화는 그가 권력을 택했는지, 복수를 택했는지 보여주지 않은 채 끝난다. 다만 선택을 앞둔 엔딩, 그는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한다.

<빅쇼트>

<킹메이커>에서 라이언 고슬링의 명석한 두뇌는 아담 맥케이 감독의 2015년작 <빅쇼트>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빅쇼트>는 2007년 발생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초대형 대부 업체들이 파산하며 국제 금융시장의 커다란 위기를 부른 사태)를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영화는 이 상황 속에서 마이클(크리스찬 베일), 마크(스티브 카렐), 자레드(라이언 고슬링), 벤(브래드 피트) 네 명의 천재가 빠른 통찰력과 판단력으로 큰 부를 축적하는 과정을 그렸다.

그중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자레드는 영화 속에서 독특한 역할을 했다. 그는 영화에 등장하는 카메오(마고 로비, 셀레나 고메즈 등)과 함께 마치 <데드풀> 시리즈의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처럼 극 중간중간 카메라를 응시하며 관객들에게 말을 건다. 무거운 주제를 다룬 영화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그들의 익살맞은 대사는 어려운 미국 경제에 대한 배경 설명과 함께, 코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의 성격도 남다르다. 엄청난 돈을 벌었지만 미국 경제가 폭망하는 것을 보고 회의감을 느끼는 마크와 달리, 자레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돈을 위해 행동하는 약삭빠른 모습을 보여줬다. 끝내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생하고, 돈을 거머쥔 그는 카메라를 향해 "지금쯤 날 비난하고 있겠죠? 근데 난 내가 이 이야기의 영웅이라고 한 적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관객들에게까지 밉상으로 남으며 경제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켜준 캐릭터다.

차갑지만 따듯한

<드라이브> 드라이버 역 / <블레이드 러너 2049> K 역

<드라이브>

라이언 고슬링을 “겁쟁이처럼 보이는 이미지”라고 했던 <노트북>의 닉 카사베츠 감독. 그가 <드라이브>를 봤다면 라이언 고슬링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했을 듯하다. <드라이브>에서 라이언 고슬링은 시크한 눈빛 자랑하며 갱단에 맞서는 냉혹한 운전수, 드라이버를 연기했다. 정확한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는 드라이버는 사랑하는 여인, 아이린(캐리 멀리건)과 그녀의 아들(카덴 레오스)을 지키기 위해 갱단과 사투를 벌인다.

라이언 고슬링은 크게 소리 한 번 지르지 않는 절제된 연기로 무뚝뚝한 드라이버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런 그의 표정은 덤덤하게 갱단을 죽이는 잔혹한 장면과 합해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반면 그런 무표정 속에서도 아이린을 바라볼 때 나오는 미소는 영화의 드라마적 요소를 부가시켜줬다.

또한 드라이버에서는 피터 예이츠 감독의 <블리트>(1968),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1976) 등 고전 액션영화 속 캐릭터들의 많은 요소가 엿보였다. 성냥을 물고 운전을 하는 장면에서는 홍콩 누아르 영화 <영웅본색>(1986)이 떠오르기도 했다. 거기에 오페라,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O.S.T.와 화려한 조명 등을 결합한 <드라이브>. 고전영화에 대한 경외와 현대적 감각의 조화가 엿보이는 영화다. <드라이브>는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임에도 불구, 그에게 2011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블레이드 러너 2049>

드니 빌뇌브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냉혹한 인간을 넘어, 기계를 연기했다. SF의 전설,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1982). 이후 35년 만에 제작된 속편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그는 새로운 ‘블레이드 러너’ K를 연기했다. K는 인간이 아닌 리플리컨트(안드로이드)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리플리컨트를 추적, 제거하는 일을 하는 블레이드 러너다.

K는 겉으로만 봤을 때는 차가운 감정을 지닌 블레이드 러너로 보이지만 사실 그는 누구보다 인간적인, 혹은 인간적인 존재가 되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일을 마친 후 돌아온 집에는 여자친구 조이(아나 디 아르마스)가 그를 반겨주지만, 그녀는 인간도 리플리컨트도 아닌 인공지능 홀로그램. 만질 수도 없는 그녀를 바라보는 K의 눈에는 고독이 보였다.

영화는 중반부터 전편의 주인공인 데카드(해리슨 포드)와 레이첼(숀 영)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찾기로 흘러간다. 리플리컨트들을 구원해 줄 열쇠가 될 아이. K는 그것이 자신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결국 진실이 밝혀지고, K는 비탄에 빠진다. 리플리컨트를 잡아들이는 블레이드 러너였지만, 결국 동족을 구원하는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었던 그. 모든 사건이 종결되고, 계단에 누워 공허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은 누구보다 ‘인간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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