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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타인> 용씨네 PICK, “파국 속에서 관계는 도리어 발전한다”
김소미 사진 오계옥 2018-10-26

‘용씨네 PICK’을 진행 중인 <씨네21> 김소미, 김현수 기자와 이재규(가운데) 감독.

”사람들은 모두 개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그 실제를 보여드리고 싶었다.”(이재규 감독) <씨네21>과 CGV용산아이파크몰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 프로그램, 용씨네 PICK 네 번째 시간으로 <완벽한 타인>이 상영됐다. 월식이 진행 중인 어느 저녁, 오랜 동창생들의 부부 동반 모임에서 식사 동안 각자의 스마트폰을 공유하는 게임이 시작된다. 얼마 못 가 서로의 깊은 비밀이 탄로나버린 이들은 과연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10월 22일, CGV용산아이파크몰 4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씨네21>의 김현수, 김소미 기자 그리고 <역린>(2014) 이후 4년 만에 새 영화를 선보인 이재규 감독이 직접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현수 기자는 “개봉 전 블라인드 시사에서 그동안 롯테엔터테인먼트 배급작 중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했다고 들었다. 코믹하면서 한편으로는 섬뜩한 영화”라고 운을 뗐다. 김소미 기자는 “두터운 인지도를 자랑하는 배우와 감독이 모인 상업영화에서 실내극 코미디를 선보인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던 영화다. 이 시도가 관객에게 유효하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영화계의 지형 변화를 기대해보게 된다”고 평했다. 이재규 감독은 “원작인 이탈리아 작품 <퍼펙트 스트레인저스>(2016)를 살펴보면서 한국적인 주제 및 설정과 만나면 우리 삶에 가까이 맞닿은 이야기가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작업 계기를 밝혔다. 극중 동창생들이 어린 시절 추억을 쌓은 속초 영랑호가 등장하게 된 배경을 묻는 김소미 기자의 질문에 이재규 감독은 “극중 월식이 중요한 시간적 배경인 것처럼, 호수와 바다가 섞인 영랑호 역시 끊임없이 변모하는 인간과 사물,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결부되어 있다”고 답했다. 김현수 기자는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점에 주목해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고심한 지점”을 질문했다. 이재규 감독은 “극적인 리듬감을 주려고 애썼다. 이야기가 급박하게 치닫다가도 갑자기 정적인 순간이 찾아오는 등 패턴화된 전개를 피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일반적인 이야기 흐름이 기승전결이라고 한다면, <완벽한 타인> 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각각 그중 하나가 빠져있다. 세경(송하윤)과 준모(이서진)는 결을 빼고, 예진(김지수)과 석호(조진웅)는 승이 빠진 관계다. 관객이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을 남겨뒀다”고 강조했다. 캐스팅에 관해서는 “유해진 배우가 보수적이고 딱딱한 인물인 태수를 연기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배우와 나 모두 공감했다. 석호는 극의 닻 역할을 해야 했기에 무게추가 되어줄 배우가 필요했다”고 답했다. 두 기자는 특히 염정아 배우의 호연을 지적했다. “염정아 배우는 시나리오보다 수현을 더욱 인간적이고 풍성한 감정을 가진 인물로 만들어냈다.”(김소미 기자) “염정아-유해진 배우 중 왠지 한 사람은 방안에서 도둑질을 하고, 한 사람은 도박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장르영화의 단골이던 두 배우가 부부로 뭉쳐서 다른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별한 매력이 탄생했다.”(김현수 기자) 이재규 감독은 염정아 배우와 3일간 세트에서 리허설을 했던 경험 등을 밝히며 “오로지 감정과 상황에 충실한 채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 정말 훌륭한 배우”라고 덧붙였다.

김현수 기자가 예진과 석호의 집 속 명품가구 등 프로덕션 디자인을 거론하자 이재규 감독은 “돈이 충분했으면 그랬겠지만 실제 명품이 아니다. 비닐로 엠보싱한 것을 악어가죽이라고 하고, 나무도 가짜다”라고 밝히며 웃음지었다. “하지만 일부 소품에는 매우 공을 들였다. 특히 식기는 상징적이면서도 극에서 가장 많이 노출되는 미술 소품이기에 간결한 것을 골랐다. 독일의 특정 브랜드를 선택하기까지 수십 종류를 테스트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날은 오랜만에 이재규 감독을 만나는 관객을 위해 객석과의 질의응답에도 긴 시간을 할애했다. 세경이 저녁 식탁 위에서 반지를 굴리는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재규 감독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2010)에 대한 오마주라고 밝히며 그간의 생각을 전달했다.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극이 전하는 주제는 반대가 된다. 누구나 문제를 갖고 있는데, 그것을 속속들이 까발릴 것인가 혹은 어느 정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살아갈 것인가는 어려운 문제다. 나 역시 답을 찾지 못했다. 기본적으로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작품의 영어 제목도 ‘친밀한 타인’(Intimate Strangers)으로 정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이 영화에서 관계가 발전하는 순간은 숨겨둔 비밀이 드러나고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때라는 점도 중요하다. 괴로워도 고름을 짜내듯 안고 있는 문제를 들춰내는 것이 가끔은 더 현명한 일일지도 모른다. 해답을 찾고 싶다면 직접 영화에서처럼 스마트폰 공유 게임을 한번 해보시라. (웃음)”

<완벽한 타인>

김소미 기자는 “<다모>(2003), <베토벤 바이러스>(2008) 등 신드롬에 가까운 현상을 일으켰던 드라마들을 이끌었던 이재규 감독이 7명의 배우를 모아놓고 최근 보기 드물었던 만족스러운 앙상블 극을 보여준다.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충만한 영화”라고 마무리지었다.

시종 유쾌한 동시에 진중한 성찰을 잊지 않는 실내 소동극인 <완벽한 타인>은 염정아, 유해진, 김지수, 조진웅, 이서진, 송하윤, 윤경호 배우가 꽉 채운 화면들로 매 장면 든든한 포만감을 안긴다. <씨네21>과 CGV용산아이파크몰의 용씨네 다음 작품은 11월28일 개봉작인 <국가부도의 날>이며, 신청 방법 및 자세한 사항은 <씨네21>의 독자 인스타그램과 CGV홈페이지, 모바일 앱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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