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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시나리오도 없이 일상을 촬영한 아고스티노 페렌테 감독의 <셀피>

범죄 소년들의 일상을 아이폰으로 찍다

알레산드로는 19세기 시인 레오파르디의 시를 외우기 싫다는 이유로 학교를 그만둔다. 미용사가 꿈인 피에트로는 알레산드로와 뼛속까지 닮은 둘도 없는 친구다. 그들이 사는 곳은 나폴리의 범죄 지역으로 유명한 리오네 트라이아노다. 국가의 폭력,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죽음, 부모의 잦은 교도소 출입은 이 지역에 사는 청소년들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의 친구였던 다비데 비폴코가 경찰과의 추격전 끝에 도망자로 오인돼 죽는 일이 벌어진다. 소소하면서도 소소하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진 건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년들과 아고스티노 페렌테 감독이 다비데 비폴코의 장례식에서 만나면서다.

<셀피>는 아이폰으로 촬영한 영화다. 리오네 트라이아노 지역에서 영화가 촬영됐다는 것과 주인공이 현지인이라는 사실만으로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촬영감독도, 시나리오도, 별다른 프로덕션이랄 것도 없이 만들어진 이 영화는 알레산드로와 피에트로의 일상을 숨김없이 보여주며, 그들의 삶에 관객을 끌어들인다. 이상과 현실 사이 크나큰 거리감에 좌절하는 소년들의 현실은 어쩌면 픽션 이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아고스티노 페렌테 감독은 <비토리오 광장의 오케스트라>(2006)로 잘 알려진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신작 <셀피>는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영화제 새로운 시선 부문에서 수상했고, 독립영화인협회 작품상과 국립영화작가협회 각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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