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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는 비밀> 용씨네 PICK, 중첩되는 이야기 속 서스펜스가 쌓여간다!
이나경 사진 최성열 2019-07-26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칸 현장에서 영화를 봤다. 아스가르 파르하디의 신작이자 페넬로페 크루즈하비에르 바르뎀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이화정) <씨네21>과 CGV용산아이파크몰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 프로그램 용씨네 PICK의 13번째이자 마지막 영화로 선정된 작품은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2011), <세일즈맨>(2016) 등으로 이란을 대표하는 감독 반열에 오른 아스가르 파르하디의 신작 <누구나 아는 비밀>이었다. 지난 7월 23일 용씨네 PICK 행사는 <씨네21>의 이화정, 이주현 기자가 진행을 맡아 기존 이란영화와 차별화된 문법을 선보이는 아스가르 파르하디의 작품 세계와 <누구나 아는 비밀>만의 매력 등을 다채로운 시각으로 풀어가며, 영화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주현 기자는 “이란을 대표하는 감독들에는 많이들 알고 있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와 <택시>(2015)를 만든 자파르 파나히 그리고 아스가르 파르하디를 꼽을 수 있다. 앞의 두 감독은 소박하지만 벅찬 감동과 아름다운 예술적 감흥을 느끼게 해주는데 아스가르 파르하디는 이들과는 조금 다른 결의 영화를 그린다”며 국내 관객에게 생소할 수 있는 이란영화와 감독에 관한 이야기로 행사를 시작했다. 이어 아스가르 파르하디의 대표작이기도 한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를 예로 들며 “사건의 중접뿐 아니라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아이러니가 아주 중요한 주제가 된다. 이야기의 구조가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와 같다. 그래서인지 감독이 마지막을 정해주지 않고 열어둔 채 끝을 내 결말이 인상적인 작품이 유독 많은 것 같다. <누구나 아는 비밀>의 결말도 마찬가지다. 아주 훌륭한 ‘천재 스토리텔러’라는 수식어를 빼놓을 수가 없다”며 기존의 이란영화와 다른 색채를 띠는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만의 특징을 전했다. “절제된 감정과 소박한 감성, ‘사건이 없는 사건의 연속’이 기존 이란영화의 특징이었다”고 덧붙인 이화정 기자는 “반면 아스가르 파르하디의 영화에는 사건이 많이 등장한다. 전작에도 ‘비밀’이 자주 등장하며, 이것이 밝혀지는 과정 속 서스펜스와 긴장이 있다. 감독이 국제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영화가 <불꽃놀이>(2006)다. 이 영화 또한 의외의 사건 속에서 벌어지는 관계성에 주목한다. <어바웃 엘리>(2009)는 이번 작품과 기본 플룻이 비슷하다”며 아스가르 파르하디가 그리는 영화 세계에 관한 전반적인 설명을 더하며 관객의 이해를 높였다.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이 둘과 함께 고향을 방문한 라우라(페넬로페 크루즈)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즐겁게 지낸다. 결혼식에 이어 파티가 한창 무르익던 중, 정전 사고와 함께 사랑하는 딸 이레네가 납치되며 이들의 행복에 균열이 발생한다. 라우라의 과거 연인인 파코(하비에르 바르뎀)까지 합세해 이레네를 찾아나서지만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이 마주하게 되는 것은 모두가 숨겨둔 과거의 비밀이다. 이 모든 과정의 긴장을 밀도 있게 그려낸 가족 미스터리극이 <누구나 아는 비밀>이다. “사람들은 특정 사건의 결과만 보고 잘잘못을 판단한다. 하지만 아스가르 파르하디의 영화에 사건 속 사람들의 관계성과 여러 가지 정황을 따진다. 모든 사람에겐 각자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누구나 아는 비밀>이라는 제목에서도 말해주듯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입 밖으로 쉬이 내지 못한 비밀이 영화에 존재한다. 드론이라는 첨단 장비를 활용한 촬영 방식도 굉장히 흥미로웠다”는 이화정 기자의 설명으로 본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나눴다. 이주현 기자는 “스토리를 짜나가는 방식은 전작과 비슷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적인 구조가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레네의 납치 전후의 영화 톤이 확실히 다르다”며 “가족만큼 복잡한 관계가 어딨는가. 이들 사이에 균열이 일어날 때 구성원들이 겪는 딜레마가 주제이며, 이야기 전반을 풀어내는 뚝심이 대단하다”고 <누구나 아는 비밀>을 평했다.

<누구나 아는 비밀>

또한 영화의 중요한 장치가 되는 공간적 배경에 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찍은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2013) 이후 두 번째 해외 로케이션이다. 이번 작품은 스페인을 배경으로 스페인어를 사용한다”는 이주현 기자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100% 페르시아어로 대본을 쓰고 스페인에 거주하는 감독의 지인들과 영화인들에게 일차적인 감수를 받았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대사를 수정하고 대본을 완성했다고. 이후 촬영에 합류한 스탭과 영화에 등장하는 스페인 배우들과 상세하게 이야기를 나눈 후 스페인 시골 마을의 정서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방향으로 디테일한 수정까지 거친 결과물이다”는 이화정 기자의 구체적인 설명이 이어졌다. 또한 “오픈세트를 사용하며 공간을 확장했다. 눈에 띄는 지점은 도심이 아닌 시골을 배경으로 했다는 것이다. 사실 상대적으로 개인주의가 만연한 도심을 배경으로 했다면 이번 영화의 정서와 부합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간은 변했지만 전작들에서처럼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을 영화 속에 투영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처음 이레네가 납치됐을 때, 납치범에 대한 의심의 화살은 파코가 운영하는 포도농장의 외국인 노동자에게 가장 먼저 꽂히는 것이 그 예다.”(이주현)

뒤이어 이화정 기자는 “아스가르 파르하디의 작품은 사건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하나하나 살피는 재미가 있다. 특히 파르하디의 작품 중 가장 많은 인물이 등장하며, 감독이 가진 색깔 안에서 크고 작은 변주의 요소를 찾아보는 묘미가 있는 작품이 <누구나 아는 비밀>”이라며, 영화를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짚어줬다. 이주현 기자 또한 “납치극이 서사의 중심이 되기 때문에 납치하는 사람과 당하는 사람이 등장하며, 인물을 선악 구도로 확실히 나눌 수도 있는데, 파르하디 감독은 이러한 접근을 지양한다. ‘복잡한 내면을 가진 인간의 존재’가 캐릭터의 기반이 된다. 특히 이번 작품은 고유한 장소성과 문화적인 특징을 결합해서 다양한 인물을 구축했다”며 파르하디가 그려내는 인물관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8월 1일 개봉하는 <누구나 아는 비밀>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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