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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또 이 장면? 영화 장르별 클리셰 어떤 게 있을까

<엑시트>

개봉한 지 한 달이 됐지만 아직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며 860만 관객을 돌파한 <엑시트>. 2019년 여름 영화 대전의 승자라고 할 수 있겠다. <엑시트>가 이렇듯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큰 이유는 기존의 국내 재난영화와 다른 전혀 다른 결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진부한 표현 혹은 일관되게 나타나는 공통의 경향’을 의미하는 클리셰. <엑시트>는 이런 클리셰를 철저히 피했다.

클리셰는 과하면 진부함을 주지만, 적절한 사용은 친숙함에서 오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영화 속에서 빈번히 등장했던 클리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 사례를 장르별로 알아봤다. 셀 수 없이 다양한 클리셰 중 극히 일부만 언급했으며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혹은 싫어하는 클리셰가 있다면 댓글로 언급해주시길.

재난 - 희생과 눈물

<판도라>

<엑시트>가 가장 멀리했던, 재난영화하면 빠질 수 없는 클리셰가 희생과 눈물이다. 어떤 재난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의 안위를 챙기는 사람,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은 생기기 마련이다. 여기까지는 필수적인 캐릭터 배치라고 보면 되겠다. 문제는 희생하는 캐릭터를 활용한 과도한 눈물샘 자극. 슬픈 음악이 깔리고, 캐릭터의 처연한 희생 장면이 길게 늘어지는 순간이 등장한다면 100%다. 거기에 그로 인해 살아남는 다른 캐릭터들의 눈물바다까지 교차된다면 금상첨화.

괴수 - “해치웠나?”

<신 고질라>

괴수영화에도 여러 가지 클리셰들이 있다. 그중에는 가히 마법의 주문이라고 불릴만한 대사가 있다. 바로 "해치웠나?"다. 일본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로 한차례 괴수와의 사투가 벌어진 뒤 누군가 이 말을 한다면 백발백중으로 괴수는 부활한다. 그리고 더 포악해진 상태로 자신을 공격한 상대를 처참히 짓밟는다. 그 대상이 개인이라면, 해치운 줄 알고 웃고 있는 인물의 등 뒤로 괴수가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꼭 대사로 “해치웠나”를 말하지 않더라도 해치웠다는 표정도 보이면 안 된다. 결과는 마찬가지일 테니.

전쟁 - 가족(혹은 연인) 사진, 소년병 등

<고지전>

괴수영화에서의 “해치웠나”가 ‘생존 플래그’라면, 전쟁영화에서는 여러 ‘사망 플래그’들이 존재한다.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캐릭터가 가족(혹은 연인)의 사진을 보는 장면이 등장한다면 의심할 여지없이 그는 죽는다. 또한 어리숙한 소년병이 나온다면 그 역시 ‘죽겠구나’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것이다. 이외에도 “먼저 가, 나는 틀렸어”, 꼭 평화롭게 농담을 하는 와중에 폭탄(혹은 총알)이 날아오기 등이 있다. 그러나 각본과 캐릭터만 탄탄하다면 전쟁영화에서 이런 클리셰들은 진부함보다는 장르의 맛을 살리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멜로, 로맨스 - 그들을 방해하는 것(자) 무엇인가

<오직 그대만>

멜로, 로맨스 장르에서는 두 인물을 가로막는 요소들이 클리셰로 자리 잡았다. 가장 익숙한 것은 부모의 반대, 불륜 등이다. 특히 한국영화에서 사랑하는 소재도 있으니, 바로 불치병이다. 시작부터 불치병을 앓고 있는 상대를 사랑하는 경우도, 혹은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 없던 불치병이 생기는 경우도 다반사다. 깨알 같은 상황을 언급하자면 두 사람의 시간은 항상 엇갈리기 마련이며 상대를 붙잡기 위해 미친 듯이 뛰는 것도 단골 장면이다. 21세기에 왜 그렇게 뛰냐고? 하필 또 그때 차가 막히기 때문이다. 교통체증마저 두 사람을 방해하는 눈물겨운 상황.

액션 - 투 머치 토커 악당 등

<마녀>

액션영화에서 관객들의 속을 긁는 가장 큰 클리셰는 무엇일까. 아마 박찬호도 울고 갈 TMT(Too Much Talker) 악당들이 아닐까. 사실 그들도 말을 이렇게 많이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 영화의 중요 반전을 일일이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사이 포획을 풀거나, 동료가 등장하는 식으로 주인공들이 위기를 벗어난 것까지 모두 하나의 큰 그림이다. ‘주인공 버프’를 받아 초인이 아님에도 <매트릭스>를 방불케 하는 총알 피하기와 뒤늦게 터지는 폭발도 액션물의 단골 클리셰다.

호러 - 하지 말라는 짓은 하지 말자 등

<캐빈 인 더 우즈>

클리셰가 가장 많은 장르는 호러영화일 듯하다. 앞서 언급한 사망 플래그와 생존 플래그의 집합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그중 등장만으로 한탄을 자아내는 것이 ‘하지 말라는 짓 하기’. 클리셰 타파로 호평을 받았던 <캐빈 인 더 우즈> 역시 친구들의 만류에도 굳이 악령을 깨우는 주술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또한 호러영화 클리셰는 크게 동양과 서양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동양의 호러영화에는 반전과 함께 숨겨진 사연이 빈번히 등장한다. 악역은 따로 있고 귀신은 한 많은 불쌍한 존재였다는 전개도 빈번하다. 반면 서양의 호러영화는 슬래셔 장르가 아니더라도 종종 장르가 액션으로 탈바꿈된다. 인물들의 각성과 함께 샌드백이 되고 마는 귀신들이 불쌍해 보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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