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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에서 TIFF 1등 상까지, 지금 가장 핫한 할리우드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지난 15일 막을 내린 2019 토론토국제영화제(TIFF). 아카데미의 전초전이라는 별명답게, 역대 토론토영화제의 1등 상에 해당하는 관객상의 주인공은 <이미테이션 게임>(2014), <라라랜드>(2016), <그린 북>(2018) 등의 몫이었다. 올해 치러진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의 관객상은 근래 할리우드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드러내고 있는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의 <조조 래빗>에게 돌아갔다. 영화 <조조 래빗>에 관한 이야기부터, 타이카 와이티티는 어떻게 할리우드의 신임을 얻게 되었는지를 살펴봤다.

<조조 래빗>은 어떤 영화?

관객상의 영예와 함께 화제작으로 떠오른 <조조 래빗>부터 살펴보자. 타이카 와이티티는 <조조 래빗>에서 주연, 각본, 감독을 겸했다. 그가 집어 든 대담한 주제는 바로 '히틀러'. 2차 세계대전을 앞둔 시점, 매일같이 나치의 선전을 접하는 소년병 조조(로만 그리핀 데이비스)에게 상상 속의 히틀러가 종종 출현한다.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를 내건 <조조 래빗>에서 도리어 매력적이기까지 한 상상 속의 히틀러는 코믹하고 우스꽝스러운 태도로 풍자를 대신한다. 타이카 와이티티가 직접 상상 속의 히틀러로 활약한다. 소년의 어머니와, 소년병 캠프 장교를 연기한 스칼렛 요한슨샘 록웰의 캐스팅으로도 관심을 받아 왔다.

그러나 토론토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조조 래빗>에 대한 평단의 코멘트는 다소 엇갈렸다. 히틀러를 겨냥한 그의 풍자가 얄팍하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특유의 유머와 풍자가 제법 효과적이고, 소년을 필두로 쌓은 순수한 감동이 적절한 균형을 이룬다는 평가가 공존했다. 어쨌거나 토론토의 1등 상을 거머쥐게 된 타이카 와이티티에겐 흥행의 수순만이 기다리고 있다. <조조 래빗>의 국내 개봉은 2020년으로 예정돼 있다.

<토르> 심폐 소생의 장본인, <토르 4>도 예정

타이카 와이티티의 이름이 낯설지 않다면 아마도 이 작품 때문일 것. 지난 2017년 <토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토르: 라그나로크>를 연출한 감독이 바로 그다. 그동안 캐릭터가 가진 매력에 비해, 밋밋하고 아쉬운 시리즈로 취급돼 온 <토르>는 와이티티를 통해 활기를 얻었다. 1억 8천만 달러 제작비 대비, 전 세계 8억 5천만 달러를 훌쩍 넘긴 수익을 가져오며 흥행 대성공을 거뒀다. 마블의 신임을 얻게 된 와이티티는 속편 <토르: 러브 앤 썬더>의 연출까지 꿰차며 각본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 시리즈의 히로인 나탈리 포트만이 속편에서 다시 등장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더욱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형국. <토르: 러브 앤 썬더>는 2021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촬영장의 유쾌한 에너지 담당

와이티티의 영화들이 시종 유쾌한 톤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그의 촬영 현장도 유쾌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언제 어디서나 배우들과의 격없는 친분이 엿보이는 상황이 여러 차례 카메라에 잡혔다. 하도 장난을 많이 치는 탓에 <토르: 라그나로크>의 배우 테사 톰슨은 그를 향해 "덩치만 크지 완전 애다"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크리스 햄스워스와는 오래전부터 친구 사이였는데, 여러 인터뷰 현장에서 서로를 향해 장난을 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페이크 다큐,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타이카 와이티티는 <토르>의 연출가로 거듭나기 전까지, 독립 영화계에서 신선함을 뽐내 왔다. 첫 단편 <주차장 어페어>부터 베를린국제영화제의 파노라마 단편영화상을 수상했고, 두 번째 단편 <타마 투>로 베를린국제영화제와 선댄스영화제에서 각각 특별상을 거머쥐었다. 그 후 장편 영화 <보이>,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냈는데, 특히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는 그의 독특한 유머감각이 여실히 드러난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꽤 인기를 끌었다. 뱀파이어에 관한 신선한 접근이 매력적인 영화는 세계 유수의 영화제 후보에 오른 것은 물론, 제39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미드나잇 매드니스 관객상을 수상했다. 타이카 와이티티의 다른 영화가 궁금하다면 단연 이 영화부터 추천한다.

<아키라> 실사화, 무기한 연기

어느새 할리우드의 인기 감독으로 거듭난 와이티티가 <아키라> 실사화 감독 물망에 올랐다. 일본 사이버 펑크 애니메이션 <아키라>는 정교한 작화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으로 전설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모두 팬층이 두터울뿐 아니라, 주요 SF 영화들이 <아키라>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지난 4월,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직접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키라> 연출을 언급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애니메이션 <아키라>의 리메이크를 원치 않지만, 나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만화를 기반으로 각색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최근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아키라> 실사화에 관한 새 소식은 당분간 요원해 보인다. 현재 <조조 래빗>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와이티티 감독은 <토르: 러브 앤 썬더>의 준비를 앞두고 있으며, 제작사와의 의견 조율이 어렵게 되면서 <아키라>의 실사화는 사실상 답보상태에 머무르게 됐다.

감독 겸 배우, <그린 랜턴>의 흑역사

카메라 뒤에 존재하는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비교적 얼굴이 알려진 편이다. 아마도 그가 자신의 영화에 종종 주연으로 출연했거나, 다른 영화에 배우로 활동한 이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조조 래빗>에서 콧수염을 단 히틀러로의 변신이 뜬금없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토르: 라그나로크>와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신 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한 '코르그' 역시 그의 모션 캡처 연기로 탄생한 캐릭터. 그뿐 아니라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자신의 작품 대부분에서 그는 조연, 혹은 주연을 담당해왔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출연작 중엔 DC 히어로의 흑역사 <그린 랜턴>도 있다는 것이다. 라이언 레이놀즈와 타이카 와이티티는 스스로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의 흑역사 조크를 즐기고 있는 모양새다. 숀 레비 감독의 신작 <프리 가이>(가제)에 두 사람이 출연하기로 하자, 트위터를 통해 "난생처음으로 함께 일하게 되었네"하는 식의 농담을 하기도 했다.

타이카 와이티티, 타이카 코헨은 동일 인물?

그에 관한 정보를 접하다 보면, '타이카 코헨' 이라는 낯선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와이티티'는 아버지의 성이고 '코헨'은 어머니의 성인데, 그는 원래 감독 활동명으로 '와이티티', 배우 활동명으로 '코헨'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와이티티'라는 성만을 사용하고 있다. 한편, 독특한 그의 이름은 마오리족 출신인 아버지에게서 온 것이다. 그의 다른 작품에서도 마오리족의 문화를 반영한 장면을 볼 수 있으며, '타이카'라는 이름은 마오리어로 '호랑이'(tiger)라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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