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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개봉 소식 전해진 2019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 정리

지난 12일을 기점으로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의 스물네 번째 막이 내렸다. 세계인의 관심이 모이는 장소인 만큼 국내외 시네필과 영화팬들의 방문으로 성황을 이룬 부산. 그러나 표를 구하지 못했다거나, 바쁜 일상에 방문조차 하지 못해 아쉬움을 삼키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된 화제작 중 발 빠른 수입사들이 개봉을 추진 중인 작품 14편을 모았다. 극장 개봉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작품들까지 포함했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시빌

가장 먼저 개봉 소식을 알린 영화는 프랑스발 코미디 <시빌>이다. 심리치료사 시빌이 작가로서의 새로운 삶을 결단하고 어느 배우의 삶을 들여다보다가, 자신의 어두운 과거와 마주한다는 내용의 이야기. 프랑스에서 온 코미디답게 결코 쉽게 휘발되는 웃음을 유발할 것 같진 않다. 감독 쥐스틴 트리엣은 이 영화의 레퍼런스를 우디 앨런의 <또 다른 여인>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엘르>와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로 활약한 배우 버지니아 에피라가 주인공 시빌을 연기하고,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단지 세상의 끝>의 가스파르 울리엘, <토니 에드만>의 산드라 휠러 등 탄탄한 주·조연으로 합류한 이들의 연기가 기대를 모은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화제된 바 있다. 11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레미제라블

올해 칸을 방문한 화제작들 여러 편이 부산을 찾았다. <레미제라블>도 그중 하나. 익숙한 제목인 <레미제라블>은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에서 배경만을 차용할 뿐 색다른 이야기로 진행된다. 부패한 경찰과 범죄 조직이 판치는 프랑스 파리, 어른들의 범죄에 휘말려 희생양이 된 아이들의 가혹한 현실을 조명한다. 결국 사회에 반기를 들고 투쟁으로 나아가는 아이들의 분노가 <레미제라블>을 추동하는 에너지로 뻗어간다. 부산의 야외 극장에서 치러진 상영으로 너른 관심과 박수를 받았다. 첫 장편으로 칸영화제에 진출해 심사위원 대상까지 거머쥔 감독 래드 리의 행보를 기대하게끔 만드는 작품이다.

리틀 조

2019년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은 <리틀 조>의 에밀리 비첨의 몫이었다. 부산에 초청된 <리틀 조> 역시 매진 행렬을 이뤘다. SF 장르에 속한 영화는 예상 가능한 SF 영화의 쉬운 흐름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행복을 주는 기능을 가진 기묘한 꽃을 개발한 과학자 앨리스(에밀리 비첨). 아들의 이름을 따 '리틀 조'라고 이름 붙여진 꽃으로 인해 동료들의 시샘과 걱정이 뒤따르고, 점차 꽃은 인간을 잠식해간다. 독특한 설정의 상상이 돋보이는 영화지만, 과학자와 어머니로서 겪는 여성 주인공의 충돌까지 섬세히 담고 있다. 기묘한 영화 세계를 구현한 프로덕션 디자인과 더불어, 공동 주연으로 활약한 벤 위쇼의 출연도 관심을 받았다.

상어

마이너하지만 개성 넘치는 영화를 포기할 수 없는 관객들은 최대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 수상 목록을 매년 점검한다. 올해 선댄스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상어>도 부산을 찾았다. 어느 해변가 마을이 불길한 상어 지느러미의 등장과 소문으로 불안에 휩싸인다. 10대 소녀 로지나(로미나 벤탄쿠르)는 함께 일하는 동료 조슬로(페데리코 모로시니)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고, 그의 주변을 탐색하는 로지나의 모습은 상어의 몸짓과 겹쳐진다. 우루과이 출신의 감독 루시아 가리발디의 첫 장편이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진 않지만 어떤 분위기를 조성하는 상어의 모습처럼, 인물의 어지러운 내면을 그로테스크하게 그리는 연출이 인상적인 작품.

화이트 라이

<화이트 라이>를 포함해 먼저 소개한 두 작품 <리틀 조>, <상어> 세 편이 왓챠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캐나다 영화 <화이트 라이>는 자신이 암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한 무용수 케이티(캐시 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암 환자라는 거짓말은 주변의 관심을 부르고, 그로 인해 케이티에게 그토록 갈망했던 후원이 쏟아지고 유명 인사가 된다. 학업, 교우관계, 동성 연인과의 관계까지 안정을 찾은 그녀는 일주일 안에 자신의 의료 기록을 제출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여성 주인공을 필두로 예술과 자본, LGBT와 심리 등 다양한 요소를 아우른 연출로 찬사를 받았다.

마티아스와 막심

칸이 사랑하는 감독 자비에 돌란의 신작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꾸준히 소개돼왔다. 팬덤의 관심 속에 있는 그의 영화 <마티아스와 막심>도 올해 부산의 화제작 중 하나. 자전적인 요소로부터 꾸준히 천착해온 LGBT 소재의 심리 드라마가 다시 한 번 펼쳐진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 사이로 지내온 두 학생이 단편영화 촬영을 위해 키스를 요청받고, 이후 이전과는 다른 국면을 맞는 둘의 관계가 이들의 삶까지 바꿔 나간다. 자비에 돌란의 가장 성숙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은 <마티아스와 막심>은 여러 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감독 스스로 주연을 겸했다.

쏘리 위 미스드 유

사회파 리얼리즘의 거장, 켄 로치의 신작도 부산을 찾았다. 역시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출품돼 여전한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쏘리 위 미스드 유>는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었던 전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지적한 사회 복지 제도의 맹점에 이어, 비정규직의 애환을 통렬하게 좇아간다. 주인공 리키(크리스 히친)는 택배회사의 임시 계약직에 채용돼 자신의 차로 일한다. 그러나 감당하기 벅찬 한계 너머의 업무량 등 한 개인의 존엄성까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고, 그 고통은 가족들에게까지 가지를 뻗는다. 국내 팬들에게도 꾸준히 지지를 받는 켄 로치의 작품은 올해 12월 극장가를 찾을 예정이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기록한 <어느 가족>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부지런히 신작을 들고 왔다. 이번엔 자국 일본을 떠난 그의 첫 해외 영화라는 점, 게다가 익숙한 연기파 배우들의 총출동으로도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영화다. 세 명의 주연을 까뜨린느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의 연기로 채웠다. 프랑스의 대배우 파비안느(까뜨린느 드뇌브)는 자서전 출간을 앞두고 그녀의 딸과 재회한다. 딸 뤼미에르(줄리엣 비노쉬)는 고압적인 어머니로부터 벗어나 미국에서 지내왔고, 재회한 둘은 격렬한 대립 구도를 형성해 간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올해 부산에서 관객들의 입소문이 이어진 작품이다. 필견을 요하는 올해의 여성 영화로서도 뜻깊다. 18세기의 프랑스, 젊은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메를랑)는 초상화 의뢰를 받고 한 저택에 방문한다. 둘째 딸 엘로이즈(아델 하에넬)의 그림을 부탁한 어머니는, 지금까지 모든 초상화를 거부해온 딸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몰래 그림 그릴 것을 주문한다. 이로써 훔쳐보기의 형태로 시작된 화가의 시선과, 시선을 견디는 모델의 마주침은 점차 농밀한 시선으로의 전환을 겪는다. 관찰과 긴장을 탁월히 엮은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올해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 오는 11월에 개최될 프라이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비바리움

부산국제영화제의 장르영화 섹션인 '미드나잇 패션' 부문에 상영된 작품. 선구안 좋기로 이름난 제시 아이젠버그 주연, 칸영화제 초청작으로 기대작에 올랐다. 로칸 피네건 감독의 <비바리움>은 거주할 집을 구하는 젊은 부부 젬마(이모겐 푸츠)와 톰(제시 아이젠버그)이 중개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욘더' 개발 구역에 가게 되면서 시작된다. 똑같은 모양의 주택들이 즐비한 이곳은 적막하기 그지없고, 아니나 다를까 집을 소개한 중개인은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어떤 길로 향해도 9호 집 앞으로 통하는 기이한 미로 속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진다.

결혼 이야기

넷플릭스 제작의 <결혼 이야기>는 올해 토론토영화제의 최고상인 퍼스트 관객상을 수상하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프란시스 하>, <미스트리스 아메리카> 등 영화팬들의 지지가 두터운 노아 바움백 감독의 신작으로, 스칼렛 요한슨아담 드라이버의 압도적인 부부 연기에 찬사가 이어졌다. 가치관에 갈등을 겪는 결혼과 이혼에 관한 솔직한 서사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현실적인 드라마. 올해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던 <결혼 이야기>는 오는 11월 27일 극장 개봉하며, 12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두 교황

브라질 출신의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은 <시티 오브 갓>으로 명성을 쌓고, <눈먼 자들의 도시>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감독이다. 그의 신작 <두 교황>은 아카데미에 세 차례 지명된 시나리오 작가 안토니 맥카튼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블랙 코미디다. 교황이라는 종교 권력이 이동하는 모습의 이면에서 전통과 진보, 추문과 회의를 오가는 분투를 담는다. 명배우 안소니 홉킨스와 조나단 프라이스의 연기로 탄생한 영화는 바티칸을 뒤흔든 교황 베네틱토 16세와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마찬가지로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두 교황>은 오는 12월 11일 개봉을 앞뒀으며, 12월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내 몸이 사라졌다

잇달아 넷플릭스 제작의 영화 두 편을 더 소개한다. <내 몸이 사라졌다>는 본 리스트의 유일한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그랑프리를,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차지했다. <내 몸이 사라졌다>는 기욤 로랑의 소설 <해피 핸드>를 각색해 탄생한 제레미 클라핀의 첫 장편영화다. 파리의 한 실험실에서 잘린 손 하나가 빠져나와 주인을 찾아 나선다는 기묘한 설정으로 초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려 나간다. 타인에 대한 기억과 사랑, 잘린 손을 만든 까닭에 관한 시적인 탐구를 확인할 수 있다. 11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더 킹: 헨리 5세

배우 티모시 샬라메의 내한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가장 뜨거운 예매 행렬을 기록했던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헨리 5세>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더 킹: 헨리 5세>. 티모시 샬라메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25세에 즉위한 젊은 왕 헨리 5세 역할을 맡았다. 미국 배우인 그가 영국의 왕을 연기하기 위해 억양을 새로 익힌 것은 물론, 조연으로 출연한 조엘 에저튼이 감독 데이비드 미쇼와 함께 각본을 썼다. 오래전부터 절친했던 두 사람이 "좋은 이야기는 시대와 무관하게 언제든 다시 회자된다"는 믿음으로 협업한 <더 킹: 헨리 5세>는 오는 10월 23일 극장 선 개봉 후, 11월 1일 넷플릭스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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