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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가 빨간 내복을? 할리우드 영화 속 한국 아이템을 찾아보자!

(왼쪽부터) <겨울왕국 2>, B사의 내복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를 집어삼킨 디즈니의 <겨울왕국 2>. 그런데 개봉 전부터 SNS,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예고편과 스틸컷에 등장한 엘사의 복장.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고? 그렇다. ‘재물을 부른다’는 속설까지 있는 한국의 빨간 내복과 똑 닮았다. 이에 네티즌들은 “엘사도 춥긴 춥나 보네“, “겨울에는 내복이지”등 재치 있는 반응들을 보였다.

물론 엘사의 복장은 진짜 한국의 내복이 아니라(영화 속에서는 드레스다) 모양이 유사해 화제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한국 아이템이 불쑥 튀어나와 반가움을 샀던 할리우드 영화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수많은 사례들 중 유명한 몇 가지만 모아봤다. 이외에도 ‘깨알 한국’을 발견했던 작품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기를! (한국인, 한국어 대사, 한국 촬영지는 제외했으며 영화 속에 등장하는 물품, 기업의 간접 광고 의도가 없음을 밝힌다.)

<스파이더맨> 삼성 전광판

<스파이더맨>

가장 잘 알려진 장면 중 하나는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에 등장했던 삼성의 전광판. 스파이더맨(토비 맥과이어)의 숙적 그린 고블린(윌렘 대포)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부분이다. 글라이더를 타고 폭탄을 던지는 그의 모습 뒤로 거대한 삼성 로고가 등장했다. 이는 실제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 광고판을 그래도 가져온 것이다. 사실 제작사인 콜롬비아 픽처스는 소니(콜롬비아 픽처스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의 눈치를 봐 CG로 다른 광고판을 그려 넣으려 했다. 그러나 간접광고 효과를 놓치기 싫었던 삼성은 건물주에게 연락을 하고, 건물주의 항의를 통해 CG가 입혀지지 않은 그대로 영화에 노출됐다.

<8미리> 한국어 간판

<8미리>

절대 간접광고일 수 없는 것도 있다.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8미리> 속 한국 재봉 가게(혹은 공장) 간판이다. 주인공 탐(니콜라스 케이지)이 살인 용의자를 감시하는 과정에서 스쳐가는 한국어 간판들. 마치 청계천을 연상케하는 풍경이다. 이 장면 역시 삼성 전광판처럼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 정확한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LA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 만큼 한인타운(혹은 근접 장소)에서 촬영한 듯하다.

<매트릭스 2 - 리로디드> 삼성 휴대전화

<매트릭스 2 - 리로디드>

다음은 휴대전화다. <매트릭스> 시리즈는 아예 삼성이 제작사와 계약을 맺어 간접광고를 진행한 사례다. 1편에서 인물들은 모두 노키아 제품을 사용하지만 2편에서는 삼성의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가상 세계인 매트릭스에서 전화는 현실로 돌아오기 위한 매우 중요한 행위. 덕분에 선명히 로고가 보이는 클로즈업 장면도 여럿 등장했다. 또한 해당 모델은 삼성이 영화만을 위해 제작한 기종으로, 실제 미국에서 5000대 한정 판매돼 큰 인기를 끌었다. 전원을 키면 ‘MATRIX’라는 글귀가 등장하며 작동한다고. 지금까지도 팬들 사이에서 매우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어벤져스> LG 휴대전화

<어벤져스>

세계 극장가를 뒤흔드는 MCU(Marvel Cinematic Universe)는 매 편 기업과의 간접광고 계약을 맺는다. 휴대전화 역시 중요한 광고 물품. 그중 초창기 작품의 휴대전화는 LG가 독점했다. <아이언맨> 1편, 2편과 <어벤져스>다. <어벤져스>의 초반부, 의자에 묶인 채로 화려하게 적들을 제압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나타샤(스칼렛 요한슨). 이후 멋들어지게 전화를 받을 때 사용한 것도 LG의 휴대전화다. 이외에도 MCU에는 소니, 화웨이, HTC 등 다양한 국가의 휴대전화가 등장했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쉐보레 스파크(신형 마티즈)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휴대전화와 함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한국 물품은 자동차다. <본 슈프리머시> <분노의 질주 2> <우주전쟁> <이탈리안 잡> 등 여러 작품에서 한국 자동차가 등장했다. 그중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낸 것은 역시 <트랜스포머> 시리즈. 명확히는 한국의 자동차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쉐보레(대우 자동차를 합병한 미국 회사)의 자동차다. 그러나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에서 등장한 스파크 기종은 한국인이라면 너무나 익숙한, 마티즈의 명칭이 변경된 차. 영화의 설정에 맞게 로봇으로 변신해 전투를 벌이는 장면도 등장하며 반가움을 샀다.

<앤트맨과 와스프> 현대 벨로스터

<앤트맨과 와스프>

이 정도 비중이면 ‘깨알 같다’고 말하기 힘들 듯하다. <앤트맨과 와스프>에는 현대의 자동차들이 여럿 등장했다. 그중 가장 이목을 끌었던 것은 사이드킥 캐릭터인 루이스(마이클 페나)가 다운사이징(크기를 줄이는 능력)을 활용해 추격전을 펼칠 때 등장한 벨로스터. ‘내가 지금 영화를 보고 있나, 광고를 보고 있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자동차를 중심으로 촬영된 장면이 많았다. 그러나 극의 흐름은 해치지 않고, 카체이싱의 매력을 끌어올리며 성공적인 간접광고가 됐다.

<고질라>(1998) 동원참치

<고질라>

가장 의외의 특별출연이 아닐까. 1998년작 <고질라>에 등장했던 동원참치 통조림이다. 고질라가 휩쓸고 간 흔적을 조사하던 중 발견된 여러 잔해들. 그중에는 한국의 국민 통조림, 동원참치도 있었다. 지금과는 사뭇 다른 촌스러운 디자인도 새롭다. 사실 이 장면은 일본 참치캔이 나왔어야 되지만 소품팀의 실수로 한국 참치캔이 나온 것이다. 덕분에 동원 측에서는 쾌재를 불렀으며, 해당 상품이 절판됐음에도 다시 재생산해 판촉을 진행했다.

<스파이 키드> 천 원

<스파이 키드>

B급의 귀재,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스파이 키드>에는 한국의 지폐가 등장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천 원 구권 지폐다. 부모님을 납치한 악당들을 피해 은신처로 피신한 아이들. 그곳에는 여러 신기한 물건들이 즐비, 그중 비상금 서랍 안에는 여러 나라의 화폐가 있었다. ‘Every Country(전 세계)’라는 대사가 나오지만 등장한 것은 고작 10개국. 그중 동아시아 권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 지폐가 있었다. 날카로운 눈매를 자랑하는 퇴계 이황 선생의 모습이 나왔다면 더 좋았을 듯하다.

<빅 마마 하우스> 태권도

<빅 마마 하우스>

한국인 할리우드 배우 필립 리를 주인공으로 한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시리즈, 감옥에서의 이종격투기 액션을 그린 <언디스퓨티드> 시리즈 등 아예 무술을 테마로 한 작품에서는 종종 태권도가 등장했다. ‘뜬금포’로 태권도가 등장했던 영화로는 코미디 영화 <빅 마마 하우스>가 있겠다. FBI 요원의 잠입기를 그린 <빅 마마 하우스>. 할머니로 변장한 주인공 말콤(마틴 로렌스)은 얼떨결에 태권도장에 끌려가 강사를 제압,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다. 제대로 된 기술, 고증은 없었지만 반가운 대목이었다. 강사가 하얀색 띠를 매고 있는 것도 한국인이라면 쉽게 캐치할 수 있는 재미 포인트.

<엑스맨> 한복

<엑스맨>

마지막은 21세기 슈퍼히어로 영화의 시작점이 된 <엑스맨>이다. 그 속에는 한복이 등장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인간들을 뮤턴트로 바꿔버리려는 매그니토(이안 매켈런)는 자기장을 이용한 기계를 작동한다. 자유의 여신상을 기점으로 발동한 기계에서는 정체 모를 파장이 일고, 근처에서 UN 회담을 진행하던 각국 인사들은 황급히 도망친다. 거기서 포착된 것이 한복을 입고 도망가는 할머니다. 아마 한국을 대표한 인물쯤으로 보인다. 서양권에서는 잘 구분하지 못했을 수 있지만 일본의 기모노, 중국의 치파오와는 확연히 다른 한복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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