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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소설의 거장, 존 르 카레 타계... 박찬욱 감독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 출연하기도
김현수 2020-12-14

영국의 스파이 스릴러 소설가, 존 르 카레 작가가 지난 토요일 밤(현지 시각), 영국의 왕립 콘월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인은 폐렴이다. 그의 마지막을 가족들이 곁에서 지켜봤다. 유족들은 성명서를 발표해 "우리 모두는 그의 죽음을 깊이 슬퍼한다"고 말했으며, 그의 오랜 에이전트인 조니 겔러는 "그는 냉전 시대를 정의한 사람이었고 수십 년 동안 두려움 없이 권력에 대항하며 진실을 말해왔다."며 세상을 떠난 위대한 소설가를 추모했다. 그는 또 작가의 사망 원인이 코로나19 증세와 전혀 관련이 없음을 확인시켜 줬다.

존 르 카레의 본명은 데이비드 존 무어 콘웰로 1931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신과 가족을 버린 어머니와 옥살이를 한 아버지 밑에서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1940년대 말 스위스로 건너간 그는 독일어를 공부한 뒤 영국으로 돌아왔고, 옥스포드 링컨 칼리지를 다니며 영국 육군 정보국 소속으로 비밀 업무를 수행했다. MI5, MI6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고 이후 정보 장교가 된 그는 서독 주재 영국대사관에서 위장 요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존 르 카레 작가는 조지 스마일리를 주인공으로 한 10편의 소설과 23편의 논픽션과 단편 소설, 3편의 영화 각본 등을 집필했다. 그는 자신의 세번째 소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가 국제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본격적인 전업 작가의 길로 돌아섰다. 그는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도덕적 회의에 빠져들어 좌절하는 개인의 심리를 파고드는 작품을 주로 써왔다. 그가 탄생시킨 은퇴한 첩보원 캐릭터 조지 스마일리는 존 르 카레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캐릭터로, 첫 소설인 1961년작 <죽은 자에게서 걸려온 전화>에서부터 줄곧 그의 대표작에 등장했다.

그가 쓴 대부분의 작품은 현대 스파이 스릴러 장르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모스트 원티드 맨><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콘스탄트 가드너><테일러 오브 파마나><추운 곳에서 온 스파이> 등 스파이 스릴러 장르를 대표하는 걸출한 영화들이 모두 존 르 카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들이다. 그는 또 소설 집필 외에도 <테일러 오브 파나마><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모스트 원티드 맨>, 미니 시리즈 <리틀 드러머 걸> 등의 작품에 총괄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다. 그는 자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 카메오 출연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는데 최근에는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에도 출연했다. 박찬욱 감독은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존 르 카레와의 만남을 이야기하며 “새벽 5시에 일어나 거주하는 콘월 인근 바닷가를 몇 시간씩 산책하며 공책에 다음 책의 아이디어를 적는다”는 작가의 부지런함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2019년에 출간된 <에이전트 러닝 인 더 필드>가 존 르 카레의 마지막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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