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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20년 중국의 마지막 개봉영화는 따뜻한 위로 건네는 '송니일타소홍화'

참 잘했어요

가족과 함께 안전하고 무사하게 연말을 보내고픈 마음은 전세계 어디나 같을 것이다. 중국 극장가는 그나마 자유롭게 영화를 관람하고 있지만 흥행과 입소문으로 관객을 불러모으는 ‘허세편’(연말 시즌 영화)을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다. 주말 일일 관객수가 300만~400만명에 달하지만 예년에 비해 기대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연말을 장식하는 허세편 영화로는 코미디 장르가 사랑을 받아왔는데 12월 첫쨋주에 개봉한 <착요기> 시리즈 제작사의 야심작이던 판타지영화 <적호서생>은 그 명성과 달리 힘없이 막을 내렸다.

뒤이어 개봉한 팽욱창 주연의 <목욕지왕>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고 있으며 팽우안이 주연을 맡고 <오퍼레이션 레드 씨>의 임초현 감독이 연출한 <긴급구원>만이 간신히 허세편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거기에 <원더 우먼 1984>가 가세했지만 이 또한 박스오피스 2위에 그치며 상위권에 머무는 데 만족해야 했다. 특히 춘절 성수기 개봉예정이던 <긴급구원>은 해상구조 실화를 다룬 재난영화로 제작비 7억위안(약 1184억원), 준비기간만 5년이 걸린 블록버스터급 영화지만 극장가를 구원해내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이처럼 연말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영화가 절실한 12월에 따뜻한 영화 한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이역봉, 주동우, 마이클 더글러스 주연의 액션 서스펜스 영화 <동물세계>로 중국형 액션 판타지 영화의 새로운 도전을 보여준 한옌 감독의 신작 <송니일타소홍화>다. 한옌 감독의 2015년작인 <꺼져버려 종양군>과 다루는 소재나 메시지 면에서 연결되는데 그 이유는 이 영화가 그가 기획·각본·연출을 맡은 ‘생명 3부작’ 중 두 번째 영화이기 때문이다. 12월 10일 예매 시작 열흘 만에 사전 예매율이 4천만위안(약 70억원)을 훌쩍 넘기며 가족과 함께 따뜻한 영화로 온기를 나누고픈 관객의 기대를 증명하고 있다.

<송니일타소홍화>는 어릴 적 암에 걸린 주인공(이양천새)이 삶에 대한 의지를 잃고 절망에 빠져 살아가다 어느 날 자신과 똑같이 암투병 중이지만 자신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지닌 마소원(리우하오춘)을 만나며 서서히 변화하고 그로 인해 두 미성년자 암환자가 있는 가정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죽음이라는 문제 앞에서 서로를 보듬고 지켜내는지에 대한 슬프지만 따뜻한 이야기다. 누구나 살다보면 마주칠 수밖에 없는 궁극적인 질문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삶의 연장선인 죽음의 문제조차 ‘함께’라는 힘으로 견뎌낼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옌 감독만의 시선으로 그려낸다.

<소년시절의 너>로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한 이양천새가 주인공인 웨이이항 역을 맡았다. 그가 이번에는 또 어떤 감정의 깊이를 소화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관객의 발길을 더욱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제목인 ‘송니일타소홍화’는 ‘당신에게 작은 빨간 꽃 한 송이를 선물할게요’란 뜻이다. 영화에서 여자주인공이 작은 빨간 꽃을 손등에 그려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우리 식으로 ‘참 잘했어요’라는 칭찬과 격려의 의미를 가진다. 제목에서처럼 당신의 인생이 어떠하든지 ‘참 잘했어요’라는 한마디의 위로가 필요한 이 시대의 모든 이들에게 작은 꽃 한 송이를 안겨주는 영화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영화는 2020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관객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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