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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왕가위 감독의 <해피 투게더 리마스터링> 제작기 독점 공개
김성훈 2021-02-11

왕가위 감독.

아휘(양조위)와 보영(장국영)이 두 손을 맞잡은 채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곡 <프롤로그>에 맞춰 탱고춤을 추는 장면은 다시 봐도 아련하다. 홍콩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르헨티나까지 간 두 남자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고, 그들 뒤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황량한 풍경이 지나가는 장면은 씁쓸하다. 영화 <해피 투게더 리마스터링>은 제50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왕가위 감독을 단숨에 거장 반열에 올렸다.

이 영화는 왕가위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여러모로 독특한 위치에 놓인 작품이다. 홍콩의 낮과 밤, 그리고 홍콩의 길거리와 골목 구석구석을 카메라에 담았던 ‘홍콩 야상곡’인 <중경삼림>(1994)과 <타락천사>(1995)를 연달아 끝낸 뒤 왕가위 감독이 홍콩 밖으로 눈을 돌린 첫 영화이자 두 남자의 반복된 사랑과 이별을 그린 첫 퀴어영화다. 1998년 국내 개봉 당시 동성애 영화라는 이유로 상영불가라는 철퇴를 맞는 등 극장 개봉까지 꽤나 길고 복잡한 우여곡절을 겪은 바 있다. 홍콩과 중국에선 ‘춘광사설’(春光乍洩)로,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선 ‘해피 투게더’로, 일본에선 ‘부에노스아이레스’라고 불리는 등 제목만 세개인 이 영화가 <해피 투게더 리마스터링>이라는 새 이름으로 2월 4일 극장 개봉했다.

<화양연화 리마스터링>이 그랬듯이 <해피 투게더 리마스터링> 또한 <열혈남아> <아비정전> <중경삼림> <타락천사> <2046> 등 장편 7편, <에로스>의 단편 <그녀의 손길>(2005)과 함께 4K로 리마스터링됐다.

<씨네21>은 지난해 12월 <화양연화 리마스터링>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왕가위 단독 인터뷰 ‘그 시절은 지나갔지만 영화가 남아 사랑을 증언한다’(<씨네21> 1286호 기획) 이후 한달 만에 왕가위 감독에게 인터뷰를 다시 요청했다. 신작인 텐센트 시리즈인 <블로섬즈 상하이> 촬영 때문에 정신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음에도 왕가위 감독은 성실하게 답변지를 보내왔다.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다시 시작”하기 위해 홍콩을 떠난 두 남자의 사랑과 이별을 구상하게 된 계기로 왕가위 감독은 “<해피 투게더>를 얘기하기 위해선 1997년 이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때 많은 홍콩인들이 1997년 중국 반환 이후의 삶을 크게 걱정했고, 또 불안해했다”며 "나는 이 풍경을 다루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모국(영국)으로의 수용을 기대했지만 거절당하는 이야기, 거부된 관계에 관한 영화, 그것도 게이 이야기로”라고 말했다. 2월 13일 발행되는 <씨네21> 1293호에 실린 왕가위 감독 인터뷰에는 양조위, 장국영 감독의 작업, 아르헨티나라는 낯선 공간에서의 진행, 영화 속 주요 공간인 아휘의 아파트에 관한 장숙평 미술감독과의 고민 등 <해피 투게더 리마스터링> 제작 비하인드가 생생하게 공개된다.

<화양연화 리마스터링> 때도 그랬듯이 국내외를 통틀어 <해피 투게더 리마스터링>에 대해 왕가위 감독이 공식적으로 인터뷰한 매체는 <씨네21>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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