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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중국 여성 코미디언의 자전적 스토리 반영한 '니하오, 리환잉' 역대 박스오피스 2위

중국에서도 여성 서사가 뜬다

개봉 25일째 누적 박스오피스 51억위안, 관객수 1억1300만명, 중국 역대 박스오피스 2위, 연출 데뷔작이자 감독·작가·주연까지. 이 모든 기록이 한 작품에 대한 수식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2월 12일 춘절에 개봉한 <니하오, 리환잉>에 대한 이야기다.

유명한 코미디언 지아링이 각본을 쓰고 연출과 주연까지 맡은 영화 <니하오, 리환잉>은 2016년 지아링이 출연하던 예능 프로그램 <희극총동원>에서 선보였던 동명의 단편 소품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리환잉’은 바로 지아링의 돌아가신 실제 어머니의 이름이다. 2010년부터 중국을 대표하는 코미디언으로 인기를 얻은 그녀가 그동안 한번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엄마의 죽음’을 처음 꺼낸 순간이었는데, 그녀는 무대에서 연기하면서 어린아이처럼 울었고 그 무대를 본 시청자들도 울었다.

그렇게 ‘리환잉’이라는 이름이 관객의 가슴에 감동으로 새겨진 지 4년 뒤 극장의 큰 스크린에서 지아링과 그의 엄마 ‘리환잉’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영화 <니하오, 리환잉>의 극중 주인공은 지아샤오링. 지아샤오링이 변변한 딸 노릇도 못한 채 19살이 되었을 때 엄마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맨다. 딸은 병상을 지키는데, 갑자기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인 1981년의 엄마가 있는 곳으로 타임슬립해 젊은 시절의 엄마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1982년생인 지아링이 처음 코미디언으로 데뷔할 때만 해도 중국의 코미디 샹셩(만담 프로그램)에서 여성 코미디언은 찾아보기가 힘들었고 여성은 남성 코미디언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는 일이 많았다. 베이징 중앙희극학원에 입학하고 한달이 채 안돼 어머니의 죽음을 맞았던 지아링은 어려운 형편에도 은사의 도움으로 여성 희극인을 대표할 만한 엔터테이너로 성장했다. 지아링이 그동안 보여온 개인의 서사는 영화에 자전적 이야기로 녹아들어 이 시대의 보편적인 가족 이야기가 되었다.

사실 <니하오, 리환잉>이 이렇게 큰 사랑을 받으리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춘절 연휴 초반만 하더라도 같은 날 개봉한 <당인가탐안3>가 흥행 독주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개봉 5일차부터 서서히 일일 관객수의 역전이 일어났는데, <니하오, 리환잉>은 신기록을 계속 써나갔다. 3월 8일, 영화 전문 매체 <마오옌>에 따르면 <니하오, 리환잉>은 2021년 춘절 시즌 가장 흥행한 영화이자 중국 역대 박스오피스 2위였던 애니메이션 <나타>를 제쳤다. 역대 박스오피스 상위 10위권 중에서 <특수부대전랑2> <유랑지구> <오퍼레이션 레드씨> <팔백>은 모두 남성이 서사의 중심에 있는 밀리터리, 액션, 애국주의, SF영화로, 장르와 소재 면에서 한계를 보인 것도 사실이다. 중국영화계는 <니하오, 리환잉>의 상업적 성공이 재능 있는 여성 창작자들의 다양한 도전에 발판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텐센트 픽처스가 투자·제작하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하는 애국주의 영화 <1921>은 일찌감치 올해 7월 1일로 개봉을 확정했고 실존했던 여성 혁명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100년 전 실존한 여성 혁명가들의 삶을 조명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앞으로 중국 극장가에서 새로운 도전으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다양한 여성 서사 영화들이 관객과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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