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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둥지 틀고, 인권의 봄을 기원하다
2001-05-16

5월18일부터 아트큐브에서 5.5인권영화제 열려

매년 시린 초겨울에 피던 인권영화제가 늦봄 언저리에 둥지를 튼다. 5월18일부터 23일까지 6일 동안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아트큐브에서

열리는 ‘5.5인권영화제’를 기점으로 행사를 주최하는 인권운동사랑방(대표 서준식)이 올해부터 개최 시기를 봄으로 공식 조정한 것. 연말에

영화제를 치를 경우 다른 행사 일정들과 겹쳐 주목도가 떨어지는데다 서울 이외 다른 지역 순회영화제를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도 이 일정이 편하기

때문이다. 상영공간을 대학 내 강당이 아닌 도심 내 일반 상영관으로 옮겨온 것도 달라진 점이다. 상영관인 아트큐브의 경우 좌석 수가 77석밖에

되지 않아 고민이지만, 전문적인 상영공간인 만큼 사운드를 비롯해 관람 환경은 좋아진 셈. 인권영화제쪽은 대학생뿐만이 아니라 소외계층을 비롯한

시민들의 참여가 예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칠레전투> <쇼아>를 비롯 42편 상영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은 모두 42편. ‘다시 보는 명작선’의 19편은 지난 영화제에서 인기를 모았던 작품들을 중심으로

추려졌다. 이중 참여 다큐멘터리의 원전이라 불리는 파트리시오 구즈만의 <칠레전투> 3부작, 2차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의 현장을

장장 9시간이 넘는 인터뷰 모음으로 되살린 클로드 란츠만의 <쇼아>, 팍스 아메리카에 반대하는 아이티 저항군의 일원이었던 앙투안

이즈메리의 저항을 담은 <레지스탕스>, 미국 내 흑인 좌익단체 흑표범당의 활동을 그린 <모든 권력을 민중에게> 등은 그때

놓쳤다면 이번 기회에 꼭 챙겨야 할 영화들이다. 극적인 재미와 기술적인 완성도가 상당한 스톱 애니메이션 <독방의 활력>을 비롯 인권과

관련된 주제를 제각기 다른 형식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버무린 ‘애니모음’의 9편도 짧지만 묵직한 생각을 길어올리는 데 부족함이 없다.

물론 관객과 처음 조우하는 영화들도 있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에 대한 성찰이라는 부제를 단 ‘이슈 포커스’의 11편이 그것. 유일한

극영화인 <세계의 보석이야기>는 포연 자욱한 분쟁지역의 풍경들 위에 팔레스타인 난민촌의 소년 유세프와 집시 소녀 아이다의 사랑

이야기를 얹어놓은 작품. 헤브론 학살과 라빈 총리 암살을 주도했던 이스라엘 극단주의를 해부하는 , “우리

땅으로 돌아가 살 수 없다면 아직 평화는 오지 않은 것”이라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육성을 기록한 <귀환없는 평화?>, 테러리스트에서

예루살렘 여행가이드로 변신한 한 인물을 클로즈업한 <정착민들>, 팔레스타인 난민촌 출신의 저항적 카툰 작가이자 언론·출판인이었던

나지 알 알리의 의문사를 추적하는 <나지 알 알리> 등도 주목을 끈다.

신선함보다 내실있는 운영 위해

70%가 이미 상영된 작품인데다 감독과의 대화 등이 대폭 축소된 것을 두고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영화제쪽은

준비기간이 짧았다는 현실적인 이유보다는 “지난 성과들을 모아 앞으로 내실있게 운영하자”는 각오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후원회원들의 도움으로 치러지는 이번 영화제 역시 ‘무료상영’ 원칙을 고수한다. 수상작을 내지 않고 올해는 출품만 받기로 한 인권영화상 부문에는

한국전쟁중 일어난 미군의 양민학살사건을 파헤친 다큐멘터리 <옛날 이야기>를 비롯해 3편이 상영되며, 이들 작품들은 내년 인권영화상

후보작에 포함될 예정이다.

(문의: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영화제 02-741-2407, www.sarangbang.or.kr)

이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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