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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 [4]
2000-01-18

가가호호 방문 대기업형 서비스 정신으로

우수 비디오숍 2 - 영화마을 개포점, 김제성씨

매일 자동차로 비디오를 회수하고 한달에 홍보전단 20만장을 돌리는 비디오숍이 있다. 영화마을 개포점. 비디오테이프도 없는 것 없이 다 갖추었고 아르바이트생도 상냥하고 매장도 30평 규모로 넓은편에 속한다. 퇴근길에 빌려보고 다음날 회수 차량이 오면 그때 돌려 주면 그뿐이다. 없는 게 없어 마니아, 영화감독, 영화배우나 유명 탤런트도 차를 몰고 자주 찾아온다는 이 비디오숍은 비디오 3만장에 만화 4천여권, LD와 CD까지 구비해 놓았다. 진열할 공간이 부족할 만도 한데 보통 2겹인 진열장을 3겹으로 짜넣어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2만5천 가구를 회원으로 확보해놓고 월매출액이 2천만원에 이른다. 영화는 잘 모르지만 경영 감각은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이 비디오숍의 경영자 김제성씨를 만나보았다.

-언제 어떻게 이 일을 시작했나.

=96년 7월에 시작했다. 그전엔 삼성 인사팀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부업 정도로 생각하고 숍을 열었다가 아예 사직서를 내고 뛰어들었다. 원래 권용호씨라고 업계에선 전설로 통하는 분한테서 숍을 인수했다. 새로 차리는 것보다 인수하는 쪽이 초기의 손실부담이 훨씬 덜하기 때문이었다. 인수할 당시 그가 다른 업무로 바빠서 숍관리에 신경을 많이 못 쓰고 있었는데 내가 집중해서 관리한다면 그보다 못할 리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나는 서비스를 많이 개선했고 그것만으로도 15∼20% 이상 매출을 신장시켰다. 가게가 좁은 편이라서 옆 가게를 사서 2배로 확장했다. 비디오가 상당히 많이 구비돼 있었지만 구색갖추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개업하고 1년 반은 청계천 등 도매상뿐만 아니라 폐업집이 있다면 강원도라도 찾아다녔다. 숍에 전념한 결과 이전 경영자가 운영했을 때보다 매출액이 2∼3배는 많아졌다.

-DVD로 바뀔 거라고들 하는데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매체가 변한다 해도 지역적인 차이가 있을 것이다. 여기는 아파트 밀집지역이고 숍도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강남 부유층이 사는 곳인데 이쪽 상권만 아니라 타상권에서도 우리숍을 많이 찾는다. 이 상권의 고객은 좋은 화질과 음질에 대한 선호가 다른 지역 고객보다 강하다. DVD가 아직은 좀 비싸지만 현실화된다면 이쪽 상권부터 시작될 것이 틀림없다. 제품의 샘플링 테스트를 하기에도 이쪽 상권이 가장 유리하다고 본다. 삼성이 올해와 내년 DVD 시장 상황을 밝게 보고 시장을 확대하려는 추세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월매출액이 2천만원 정도는 돼야 DVD 관련 장비와 소프트를 구입할 여력이 될 것이다. 이 근방에 그 정도가 되는 숍은 우리 포함해서 3개 정도밖에 없다. 매체가 변환되는 것이 우리에겐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뜻이 맞는 다른 숍주와 나름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인터넷을 활용하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나.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비디오숍만이 아니라 약국, 편의점 등 다 해야 될 것으로 본다. 홈페이지 정도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어야 고객의 요구 수렴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은 개별숍으로 보면 원하는 정보를 찾고 검색하고 감상을 올려 작품을 고르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할 것이다. 감상을 올려놓은 고객에게는 무료 대여권이나 보너스 점수를 주는 서비스를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숍 외부로 보면 숍간의 정보 교환의 창구가 돼 결집력을 키우게 되고 제작사의 횡포를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청계천 도매시장의 경우 비디오들을 인터넷으로 목록화해서 올려만 놓으면 숍이든 개인이든 비디오를 사고 싶은 사람은 누구라도 이 인터넷을 활용해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구체적인 미팅은 갖지 못했지만 인터넷을 잘 아는 분들께 협조요청을 해 놓은 상태이고 최소한 올해안에 가시적인 효과를 내려고 한다.

-그런 시도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지 않나.

=영상협회가 추진하는 비디오 사전 주문제나 비디오 관련 ㄷ사가 내놓으려는 사업 계획이 그런 것에 속할 것 같다. 영협에서 추진하는 비디오 사전 주문을 통한 일괄처리 등이 정부로서는 세수확보 차원에서 도움이 되고 제작사로서는 적정수의 비디오를 만들어 비용 절감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숍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다.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고 있는데 네트워크를 깐다고 매출이 그만큼 늘 것도 아니고 문제 발생시 손실을 누가 감당할 것인가도 문제다. 이런 사업에 수반되는 인터넷을 통한 비디오숍의 네트워킹이 그들에게 뭔가 이익이 되는 것은 분명한데 표면적으로 말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의심스럽다. 이미 존재하는 고객 정보를 뭔가 다른 사업에 활용하려는 것이 아닐까? 솔직히 이것 아니면 투자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 외에는 별 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것 같은데….

-마케팅에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나.

=글쎄…. 이 근방의 아파트들은 3일에 한번은 우리 숍의 광고전단이 들어간다. 신문에 끼워넣기도 하고 가가호호 방문하기도 한다. 사은행사도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다. 차량을 이용한 비디오 회수도 개점하고 나서 지금까지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에어로빅이나 수지침의 무료강연도 나가는데 이것을 단순한 비용의 지출로 보지 않고, 눈에 띄게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광고한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그뿐이다.

이윤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