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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기법으로 중국현실 담겠다”
2001-02-15

디지털 삼인삼색...지아 장케 인터뷰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작년에 폐막식 전날 전주영화제에 왔었는데, 그때 처음 얘기를 들었다. 듣자마자 난 안 시켜주나 하고 생각했다. 마침 난 중국 신문에 디지털 영화에 대한 글을 계속 쓰고 있었다. 디지털이란 새로운 매체에 대해,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디지털로 찍어보라고 권하는 디지털 영화 만들기에 대해서. 그래서 부산영화제 때 제안을 받고 바로 하겠다고 했다. 디지털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도 많고, 한국의 영화인들과 함께 한다는 것도 좋았다.

당신의 작품들은 주로 개인들의 일상을 통해 중국 사회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아왔는데, <공공장소>는 어떻게 다른가.

=이전 영화들이 개인을 통해 중국을 보여줬다면, <공공장소>는 개인이 아닌 군중을 통해 현대 중국 사회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 군중들이 기본적인 생활조차 꾸려나갈 수 없고, 노동자가 실업자가 되는 현대 중국의 불안한 분위기. 그 안에는 그들만의 얘기거리가 있을 수 있다. 폭력이라든가, 사회 개선이라든가 하는 문제나 그들의 이상, 꿈같은 것.

극사실주의적이긴 하지만 극영화 형식이었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에는 아예 다큐멘터리로 찍겠다고 했다. 왜 다큐멘터리를 택했나.

=개인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었다. 중국영화에는 두 가지 성격이 부족한데, 바로 다큐멘터리와 아방가르드다. 난 항상 극영화를 찍으면서도 다큐멘터리적인 기법을 쓰고 싶어했고,사회의 현실을 담고 싶었다. 중국에서 자기 시선을 갖고 현실을 찍는 영화가 나온 것은 90년대 이후의 일이다.

디지털 영화라는 매체의 변화가 당신의 작업에 어떤 가능성을 가져올 거라 보나.

=디지털 영화는 필름에 비해 융통성 있게 찍을 수 있다. 감독과 찍는 대상의 거리도 가까워지고 친근해지며 그 대상의 생활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다. 수많은 조건, 환경에 좌우되는 필름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 그리고 난 단순히 저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작업이 필름으로 찍을 수 없는 것을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디지털로 찍어서 필름으로 전환하는 효과에 반대한다. 디지털 영화는 디지털 영화 나름의 의미가 있으니까. 기술적으로 아직 해결 안 된 문제들이 분명히 있지만, 영화산업에서 멀어지고, 혼자 앉아서 글을 쓰듯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감독에게 많은 장애물을 줄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