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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③] <창살 속의 혈투> <슬럼가 대습격> 外
김정현 2018-07-11

<씨네21> 기자들이 가려 뽑은 추천작 20편

<창살 속의 혈투> Brawl in Cell Block 99

S. 크레이그 잴러 / 미국 / 2017년 / 132분 / 금지구역

직장에서 잘린 뒤 친구의 소개를 받아 마약 딜러로 일하던 브래들리는 마약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감옥에 간다. 감옥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는 임신 중인 자신의 아내가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다른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인물을 죽이면 아내를 풀어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영화는 브래들리라는 인물을 묘사하고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그의 캐릭터를 확고하게 구축한다. 그리고 브래들리가 제안을 받아들인 이후부터는 잠시도 쉬지 않고 결말을 향해 달려나가면서 관객을 압박한다. 영화의 액션은 느리고 묵직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금지구역 섹션의 작품답게 파괴적이고 잔혹하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강렬한 액션영화다. 브래들리를 연기한 배우 빈스 본 역시 인상적이다.

<슬럼가 대습격> Buy Bust

에릭 마티 / 필리핀 / 2017년 / 128분 / 월드 판타스틱 레드

마닐라의 한 특수부대가 마약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는 슬럼가에 진입한다. 하지만 곧 그들은 이 작전이 함정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출구를 알 수 없는 슬럼가에서 부대원들은 자신들을 뒤쫓는 조직원들과 적인지 구분할 수 없는 슬럼가 주민들과 싸우며 골목을 헤매기 시작한다. 영화는 특수부대원이 훈련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주인공을 비롯한 부대원들을 간략하게 소개한 다음 바로 슬럼가로 이들을 진입시켜 영화의 상영시간 대부분을 액션 장면으로 채운다.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일 대 다수의 액션이 계속해서 펼쳐진다는 점에서 동남아권의 다른 액션영화 <레이드: 첫번째 습격>(2011)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슬럼가 대습격>은 슬럼가라는 특수한 지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수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공간들이 좁은 범위 안에서 얽혀 있는 슬럼가는 총격전과 추격전을 비롯한 다양한 액션을 위한 공간이 된다. 영화의 후반부, 주인공이 건물의 지붕으로 올라가면서 시작되는 롱테이크 액션 신은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 영화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강렬한 장면이다. 더 나아가 영화는 마약 조직과 경찰 사이에서 휘둘리고 희생당하는 슬럼가 거주민들을 비춤으로써 필리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선까지 드러낸다. <온 더 잡>(2013)과 함께 부천을 찾았던 필리핀 에릭 마티 감독의 신작.

<살인멧돼지> Boar

크리스 선 / 호주 / 2018년 / 96분 / 월드 판타스틱 레드

호주의 한 마을에 거대한 변종 멧돼지가 나타나 마을 곳곳에서 인간들을 공격해 잡아먹기 시작한다. 친척인 버니를 만나 휴가를 즐기러 온 가족들도 거대 멧돼지의 공격을 받게 되고 그들은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게 된다. <살인멧돼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영화가 만들어낸 거대 멧돼지의 형상이다. CG 사용을 자제하고 아날로그 특수효과를 활용해 만들어낸 거대 멧돼지는 기괴하면서도 생생한 모습으로 등장해 관객에게 공포를 선사한다. 영화는 거대 멧돼지에 마을 사람들이 끔찍하게 죽임을 당하는 장면 사이사이에 유머러스한 장면들을 배치하며, 완급을 조절하고 도망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멧돼지에 맞서 대결을 펼치는 인물들의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강렬한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거대한 체구를 가진 배우 네이선 존스가 연기하는 캐릭터 버니가 멧돼지와 홀로 맞서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 1970, 80년대에 등장했던 괴물영화를 연상시키는 연출이 돋보이는 흥미진진한 공포영화다.

<거주자> The Inhabitant

기예르모 아모에도 / 멕시코, 칠레 / 2018년 / 93분 / 월드 판타스틱 레드

카밀라는 빚을 갚는 조건으로 상원의원 호세가 받은 뇌물을 훔치기 위해 동생인 마리아와 아니타의 도움을 받아 호세의 저택에 침입한다. 호세와 그의 아내를 위협해 돈을 받아낸 이들은 부족한 돈을 찾기 위해 집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지하실에 감금된 부부의 딸을 발견한다. 아이를 감금한 부모의 행동에 분노한 이들은 아이를 풀어주지만 알고 보니 아이는 악령에 씌인 존재였고 자매는 저택에서 그들의 불우한 유년기와 엮인 환상을 보기 시작한다. 영화는 귀신 들린 저택과 엑소시즘이라는 익숙한 소재들을 가져와서 결합시킨다. 전반부와 후반부를 눈에 띄게 나눠놓고 진행시키는 이야기에는 분명 약점이 있지만 어둠을 활용한 실내 공간에서의 공포 효과, 악령을 통해 과거의 트라우마를 마주하는 인물들의 혼란을 매끄럽게 연출해낸다. 영화의 마지막에 펼쳐지는 엑소시즘 장면 역시 긴박하고 혼란스럽게 진행되면서 관객에게 스릴감을 안겨준다. 신선하지는 않지만 관객이 해당 소재에서 기대할 법한 욕구들을 충실하게 만족시킨다.

<살인 모기의 습격> Killer Mosquitos

리카르도 파올레티 / 이탈리아 / 2017년 / 85분 / 월드 판타스틱 레드

이탈리아의 한적한 시골로 휴가를 떠난 친구들은 탈옥한 범죄자가 그들이 머물고 있는 지역에 등장했다는 뉴스를 듣게 된다. 인적이 드문 지역의 외딴집에서 그들은 서서히 공포감을 느끼지만 정작 그들을 위협하는 것은 탈옥수가 아닌 살인 모기떼다. 모기떼로부터 고립된 이들은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던 중 대마초 연기가 모기를 쫓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괴물 모기들로부터 탈출을 시도한다. <살인 모기의 습격>은 탈옥수가 등장하는 초반 장면부터 자신이 호러 장르의 클리셰를 패러디하고 변주하는 영화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호러영화의 다양한 관습을 이용하면서 오싹하고 끔찍하지만 우스꽝스러운 영화의 톤을 만들어나간다. 생존을 위한 수단이지만 인물들을 점점 환각 상태로 몰고 가는 대마초나 모기를 상대하기 위해 인물들이 활용하는 물총과 같은 소품들부터 만화적으로 디자인된 괴물 모기의 모습까지 이 영화의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 잔혹하면서도 재기발랄한 호러 코미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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