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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시네마 시나리오 쇼케이스③] <재판> 이주헌 작가×권형진 감독
송경원 사진 백종헌 2018-07-26

권형진, 이주헌(왼쪽부터).

-두 사람은 예전부터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

=이주헌_ 20년 전에 권형진 감독님이 연출한 영화에 연출부로 들어간 적이 있다. 결국 영화가 무산되어서 아쉽게 헤어졌지만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권 감독님은 <호로비츠를 위하여>(2006)처럼 드라마적인 작품으로 유명하지만 나는 감독님의 <트럭>(2007)이나 <함정>(2015) 같은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 긴장감이 남다르시다. 시나리오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감독님이 정확한 멘토링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좋은 거름을 주셨으니 이제 잘 키워야 한다.

=권형진_ 워낙 베테랑이고 시나리오도 탄탄해서 사실 별로 조언할 것도 없다. 만나면 주로 즐겁게 수다를 떤다. 멘토 중에 내가 제일 편할 것 같다. (웃음)

-멘토로서 권형진 감독이 본인과 잘 맞다고 생각되는 지점이 있다면.

이주헌_ 만날 때마다 회를 사주신다! (웃음) 권형진 감독님은 연출자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봐주시는 편이다. 이야기가 어떤 장면으로 그려질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를 잡아주셔서 도움이 됐다. 나는 호러의 이미지를 먼저 생각했는데 감독님은 스릴러적인 측면에서 다듬어주셔서 그 부분을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 나도 기대하는 중이다.

권형진_ 장점은 명확하다.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새로운 이야기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기론 이런 이야기는 없었다. 끝까지 읽고 싶게 만드는 흡인력도 있다. 특히 연출을 해봐서 그런지 장면을 맛깔나게 묘사한다. 중간에 <황혼에서 새벽까지>(1996) 같은 느낌이 나는 장면이 있다. 실제로 어떻게 찍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권형진_ 이런저런 얼개가 있는데 이게 꽤 복잡하다. 상차림이 너무 거해서 한번에 먹기 힘들 것 같다는 인상이랄까. 어떤 사연은 광주민주화운동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는데 ‘이렇게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데?’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워낙 자료 조사도 많이 하고 욕심을 많이 낸 이야기라 조언을 보탠다기보다는 그런 부분을 조금씩 걷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잔소리하는 역할이다. 가능한 한 조언을 하긴 하지만 사실 다들 작가이자 감독이니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싶어 조심스러운 면도 있다.

-어떤 시나리오를 목표로 하고 있나.

이주헌_ 하정우, 공유, 정우성, 이병헌이 좋아하는 시나리오가 좋은 시나리오 아닌가? (일동 웃음) 내가 쓰면서 즐거운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한참 쓰다보면 도마 위의 생선처럼 원고가 난자되어 있어 쳐다보기 싫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퇴고 작업 자체는 대체로 즐거운 편이다. 멘토링에 특화되어 있는 작가다. (웃음)

권형진_ 신선한가, 감성을 건드리는 터칭이 있는가, 마케팅에 용이한가. 여러 잣대를 들이댈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로를 택하건 출발은 재미다. 재미라는 표현이 너무 포괄적이고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다. 때론 그게 취향으로 발현할 수도 있고 장르로 정돈되기도 한다. 무수한 선택지의 가능성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나 또한 작품마다 찾는 재미가 늘 달랐던 것 같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마음가짐, 태도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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