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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⑤] <아담의 갈비뼈> <아무것도 우리를 멈출 수 없다> <마음의 거리>
김성훈 2018-09-26

<아담의 갈비뼈> The Rib

장웨이 / 중국 / 2018년 / 85분 / 아시아영화의 창

한위는 남자로 태어났지만 여자로 살아가고 있다. 화장을 하고 빨간 드레스를 입은 채 트랜스 바에 가서 친구와 함께 춤추는 게 일상의 유일한 낙이다. 그는 성전환 수술을 받아 진짜 여자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수술은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의 어머니는 일찍이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연락이 끊긴 지 오래다. 한위는 수술 허락을 받기 위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아버지를 찾아간다.

성인이지만 자신의 몸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현실은 갑갑하다. “좋은 여자 만나 자식을 낳아야 한다”고 믿는 아버지까지 설득해야 하니 첩첩산중이 따로 없다. 아들의 커밍아웃을 이해하는 대신 분노한 아버지로부터 기대할 만한 게 거의 없는 현실에서 한위의 마음만 새카맣게 타들어간다. 아버지는 그의 집에 들이닥쳐 그가 입는 여성 옷가지를 버리고, 그걸 본 친구는 한위에게 함께 사는 집에서 나가달라고 한다. 흑백으로 촬영된 이야기에서 한위가 아끼는 빨간 드레스만 컬러로 표현된 현실이 무척 씁쓸하다.

<아무것도 우리를 멈출 수 없다> Dare to Stop Us

시라이시 가즈야 / 일본 / 2018년 / 118분 / 아시아영화의 창

와카마쓰 고지 감독은 일본영화의 영원한 반골이다. 그가 이끈 제작사 와카마쓰 프로덕션은 저예산 독립영화 제작 방식을 고수하며 1960, 70년대 정치적으로 대담하고 논쟁적인 핑크영화들을 만들었다. 전공투 운동이 한창이던 1968년, 꿈 많은 소녀 메구미는 프로덕션 사무실을 찾았다가 와카마쓰 고지 감독의 조감독으로 일하기로 한다. 경험이 없어 현장의 모든 게 서툴렀지만 와카마쓰 고지를 포함한 동료들의 열정에 매료돼 이곳에서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한다.

<아무것도 우리를 멈출 수 없다>는 주인공 메구미의 눈으로 들여다본 와카마쓰 프로덕션의 폭발적이고 급진적인 에너지를 그려낸 이야기다. <여학생 게릴라>(1969)부터 <적군-PFLP 세계 전쟁 선언>(1971)에 이르기까지 와카마쓰 프로덕션에서 벌어진 비하인드 스토리, 와카마쓰 고지, 영화 전문지 <키네마준보> 기자 등 일본 영화인들이 컬러TV와 영화를 두고 벌인 논쟁,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의 할복 소식에 대한 와카마쓰 고지의 솔직한 생각(2012년 와카마쓰 고지 감독은 미시마 유키오의 군국주의 부활 운동부터 자결까지 연대기적으로 서술한 영화 <11.25 자결의 날>을 만든다.-편집자), 1971년 동료 아다치 마사오와 칸국제영화제에 참가했다가 귀국하던 길에 팔레스타인에 가서 다큐멘터리 <적군-PFLP 세계 전쟁 선언> 찍은 일화 등 당시 와카마쓰 프로덕션에서 있었던 일들이 꽤 생생하다. 또 영화는 자주적으로 영화를 만들어온 와카마쓰 고지 감독의 인간적 면모를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이 영화를 연출한 시라이시 가즈야는 와카마쓰 고지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다.

<마음의 거리> Distances

엘레나 트라페 / 스페인 / 2018년 / 100분 / 플래시 포워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사는 아나, 엘로이, 기예, 올리비아 네 친구는 친구 코마스를 만나기 위해 독일 베를린으로 여행간다. 코마스의 35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알리지 않고 간 것이다. 코마스는 갑작스러운 친구들의 방문이 썩 유쾌하지 않지만 “편하게 머물다 가라”고 말한다. 다섯 친구가 술집에서 회포를 나눈 여행 첫날, 코마스는 갑자기 사라지고 친구들은 코마스를 찾아 나선다. 안 보면 멀어진다는 말처럼 영화는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은 친구들의 심리적인 거리를 예민하게 담아낸다. 베를린을 즐기기는커녕 하루종일 코마스의 집에서 코마스가 오기를 기다리고, 코마스를 찾다가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펍에 갔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 남이 남긴 맥주를 훔쳐 마시다가 펍에서 쫓겨나고, 속상한 마음을 푸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네 친구들은 점점 지쳐가는데 그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처음과 마지막에만 짧게 등장하는 코마스를 맥거핀 삼아 관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때, 공허한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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