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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만난 영화인들⑱] <여명> 히로세 나나코 감독, 배우 야기라 유야 - 회색의 인간에 대하여
전효진 사진 김희언 2018-10-17

<여명>은 해가 뜰 무렵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스릴러다. 삶을 포기하려던 한 청년 신이치(야기라 유야)는 중년 남자의 손에 의해 목숨을 구한다. 비밀을 가진 인물들이 만나면서 생긴 긴장감이 영화의 전반을 지배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2004)로 2004년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야기라 유야는 신이치를 연기한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나아가겠다는 히로세 나나코 감독과 배우 야기라 유아를 만났다.

-첫 작품 <여명>을 연출하기 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분복(分福) 제작사에 근무하며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태풍이 지나가고>(2016) 등에 참여했다.

=히로세 나나코_ 고레에다 감독님의 조수로 일하며 영화의 전 과정에 참여했다. 현장의 조감독과는 다른 역할이었는데, 고레에다 감독님이 “조감독이 자동차의 액셀러레이터라면, 감독의 조수는 브레이크 역할”이라고 말하곤 하셨다. <여명>은 인간이 가진 양면성, 검은색도 흰색도 아닌 회색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들기 시작한 작품이다.

-주연 신이치 역에 야기라 유야를 캐스팅했다.

히로세 나나코_ 주연배우로 야기라 유야의 이름이 일찍부터 거론됐다. 그렇지만 야기라 유야는 ‘고레에다 감독이 발굴한 배우’이기 때문에 선뜻 캐스팅하기가 어려웠다. 솔직히 말하자면 큰 부담을 느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쓰다 막혔을 때 야기라 유야의 얼굴을 떠올린 적이 있다. 그가 가진 생명력이 캐릭터에 녹아들면서 인물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하더라. 어떻게 보면 야기라 유야와 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같은 아버지를 둔’ 사람들이다. 그런 관계성 또한 작품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한편 <여명>은 고레에다 감독님으로부터 우리의 독립을 선언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야기라 유야_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분복 제작사에서 계속 일해왔던 감독님의 데뷔작에 참여하는 것에도 흥미를 느꼈다. 일본의 차세대 영화인인 우리가 자립하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신이치의 미세한 감정 변화가 극을 이끌어간다. 마을의 이방인이자 비밀을 간직한 채 방황하는 신이치를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야기라 유야_ 너무 많은 생각을 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촬영에 임하고 싶었다. 신이치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고, 촬영 현장에서도 능동적으로 의견을 냈다. 감정 변화를 보다 극적으로 표현하고자 즉흥연기를 하기도 했다.

-영화에서 보이는 신이치의 자립과 성장이라는 주제가 두 사람의 활동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야기라 유야_ <아무도 모른다>로 연기를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너무 크게 주목받았다. 이것 때문에 압박감을 느끼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연기를 꾸준히 하면서 좋은 작품들을 만나고 경험을 쌓았다. 이제는 내 커리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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