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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도쿄국제영화제②] 에드윈·대그나 윤·마쓰나가 다이시 감독, “영화 만들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여정”
글·사진 이주현 2018-11-14

옴니버스 프로젝트 ‘아시안 스리-폴드 미러 2018: 여행’

마쓰나가 다이시, 대그나 윤, 에드윈(왼쪽부터).

서로 다른 국적의 아시아 감독 세명이 2년에 한번씩 공통의 주제로 옴니버스영화를 제작하는 ‘아시안 스리-폴드 미러’ 프로젝트가 올해 두번째로 완성됐다. 유키사다 이사오, 브리얀테 멘도사, 쿨리카 소토 감독이 참여한 2016년에 이어, 올해는 ‘여행’이라는 주제로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의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고별>(2015)로 주목받은 중국의 젊은 여성감독 대그나 윤, <화장실의 피에타>(2015) 등을 만든 일본의 젊은 피 마쓰나가 다이시, <날고 싶은 눈먼 돼지>(2008) 이후 영화적 세계를 꾸준히 확장해온 인도네시아의 에드윈 감독이 그들이다. 어머니와 딸의 여행을 그린 대그나 윤 감독의 <바다>, 미얀마 양곤에서 일하는 일본인 남자와 미얀마 여자의 만남을 그린 마쓰나가 다이시 감독의 <헤키슈>, 관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인도네시아 커플이 일본으로 여행 가서 겪는 이야기인 에드윈 감독의 <세 번째 변수>는 각기 예리하고,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매력을 뽐내는 영화들이다.

-여행(Journey)이라는 공통의 주제는 어떻게 구상했나.

=에드윈_ 우리의 첫 만남은 화상통화로 이루어졌는데, 당시 대그나 감독이 써둔 여행에 관한 단편 시나리오가 있었다. 그러면 공통의 주제를 여행으로 하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 내가 만든 <세 번째 변수>는 은밀한 여행을 떠나는 인도네시아 커플의 이야기다. 결혼한 사람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됐다.

=대그나 윤_ 두 사람이 바다를 보러 가는 이야기를 단편으로 써둔 게 있었다. 그 단편 시나리오를 이번에 만든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인 <바다>로 발전시켰다.

=마쓰나가 다이시_ 세편의 에피소드를 보고, 이렇게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거대한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보면 ‘여행’을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들려 했다기보다 영화를 통해 여행을 했던 것 같다.

-중국, 일본, 미얀마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에드윈과 마쓰나가 다이시는 본인의 나라가 아닌 낯선 나라에서 영화를 찍었다.

에드윈_ 일본영화를 좋아한다. 인도네시아 배우들이 출연하는 인도네시아영화를 일본에서 일본 스탭들과 찍으면 어떨까 궁금했다. 결과적으로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도쿄 소나타>(2008), <산책하는 침략자>(2017) 등을 찍은 일본의 촬영감독 아시자와 아키코 덕분에 아주 강렬한 영화가 완성됐다.

마쓰나가 다이시_ 직전에 만든 영화 <하나레이 베이>(2018)를 하와이에서 찍었다. 그 이후, 영화를 찍고 싶다는 마음만 있으면 어디서든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영화 촬영을 위해 방문하고 싶은 곳을 메모해뒀고, 그중 하나가 미얀마였다.

대그나 윤_ 중국 베이징과 산둥 지역 인근에서 촬영했다. 엄마와 딸이 아버지의 재를 고향 땅에 뿌리러 가는 이야기고, 내 에피소드가 가장 먼저 촬영을 시작해서 초반엔 지역선택이 제한적인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어디서 찍든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캐스팅 과정은 어땠나. 특히 에드윈 감독의 영화엔 세명의 남녀가 육체적 관계를 갖는 장면이 있어 캐스팅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에드윈_ 수월했다. (웃음) 특히 니콜라스 사푸트라와는 이전에도 같이 작업한 적이 있는 가까운 사이여서 얘기가 잘 통했다. “이런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데 어때?” 했더니 “그래 찍자. 안 될 게 뭐 있어?” 그러더라.

마쓰나가 다이시_ 이번 단편이 다큐멘터리의 느낌이 나기를 바랐고, 비전문 배우를 캐스팅 하고 싶었다. 미얀마 현지에서 배우를 찾는 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연기 경험이 전무한 난다르 미야트 아웅이 너무나 잘 연기해줬다. 일본의 유명 배우 하세가와 히로키도 다큐멘터리의 느낌을 잘 살려주었다.

-인도네시아의 스타 배우 니콜라스 사푸트라가 세개의 에피소드에 모두 출연하는데, 이건 에드윈 감독의 아이디어였나.

에드윈_ 우리 모두의 생각이었다. 국적도, 언어도 다르지만 영화라는 공통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보니, 함께 생각을 모으고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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