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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영화공동체 프로그램 총괄하는 부산영상위원회 배주형 전략사업팀장, "FLY가 기획 개발한 영화가 나오는 그날까지"
장영엽 2018-12-20

-한-아세안 차세대 영화인재 육성사업인 FLY가 7회를 맞이했다. 그동안의 성과를 돌아본다면.

=올해 졸업생들까지 포함하면 총 156명이 이 프로그램을 거쳐갔다. 지난 7년간 FLY를 운영하며 졸업생들의 놀라운 성장을 목격했다. FLY에 입학할 때만 하더라도 영화에 갓 입문한 듯 보였던 친구들이 졸업한 뒤 칸, 베를린 등의 국제영화제와 부산, 로카르노 등 저명한 국제영화제의 영화 워크숍에 초청되며 자국에서도 주목받는 신진영화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

-FLY가 한-아세안 협력사업의 성공 케이스로 거론된다고 들었다.

=한-아세안 협력사업의 문화부문에서 우수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이유는, FLY를 통해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지원자들이 고루 수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또 FLY 사업은 간접 수혜자의 폭이 굉장히 넓다. 매년 아세안에 속한 국가를 로케이션 삼아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현지의 배우, 스탭 등 영화계 인력을 고용한다. 각국에서 초청된 강사들 또한 한-아세안 영화인들과 네트워크를 맺고 다른 나라의 영화제작 환경과 시스템을 경험한다는 점에서 많은 자극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일례로 2014년 FLY의 연출 멘토로 참여했던 말레이시아 감독 탄추이무이가 이 프로그램을 경험한 뒤 자국에 돌아가 ‘넥스트 뉴웨이브’라는 영화 제작 워크숍을 만들었다. FLY를 모델로 한 다양한 워크숍 프로그램이 국가별로 생겨나고 있다는 게 FLY 프로그램의 가장 큰 성과인 듯하다.

-참여하는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교육생들의 피드백은 매년 받고 있지만, FLY 이후 본인들의 삶이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가장 자주 듣는다. FLY는 갓 영화를 시작하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 기껏해야 비디오 영상을 몇편 찍어 봤거나 단편영화 한편 정도를 작업해본 친구들을 대상으로 한 영화 교육 프로그램이다. 말하자면 내가 영화인으로서의 진로를 선택해도 될까 확신이 없는 친구들이 많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영감을 받아 보다 구체적으로 영화인으로서 자신의 진로를 세우기 시작한 학생들의 사례를 많이 보았다. 게다가 그들의 입장에서는 아시아 10개국의 영화 친구가 생기는 거다. 각 나라 스탭들과 연결고리가 생기는 거다. 학생뿐만 아니라 강사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4년부터 FLY에서 편집 강의를 맡아온 최민영 편집감독의 경우 동남아 촬영을 갔을 때 FLY 졸업생들의 도움으로 현지에서 원활히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올해의 개최지는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예상보다 훨씬 더 업그레이드된 장비를 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캐논이 아직 출시도 안 된 카메라 장비를 후원했는데 촬영 멘토로 참여한 엄혜정 촬영감독조차 한번도 다뤄보지 않은 카메라라더라. 이처럼 영화산업이 선진화된 국가일수록 신기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확실히 늘어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반면 싱가포르의 경우 스탭들이 12시간 근무를 정말 엄격히 지킨다. 거기에서 조금만 더 시간을 오버하더라도 추가적으로 비용을 지급해야 해서 타이트하게 촬영을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었다.

-한-아세안 영화공동체 프로그램을 2018년부터 2개년 사업으로 운영한다.

=부산영상위원회 위원장직의 공석이 장기화되며 5개년 사업 기획안을 2개년으로 축소해 준비했다. 기존 사업에서 두 가지 프로그램이 새롭게 추가되었는데, 첫 번째는 ‘FLY 영화 제작 워크숍 설명회’다. 각 아세안 국가에 FLY와 같은 영화 교육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정착했으면 하는 마음에 그동안 축적한 FLY의 매뉴얼을 담은 자료집을 만들고 관계자들에게 설명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또 한 가지는 ‘FLY 랩’으로, 좋은 프로젝트를 발굴해 영화화를 도모하는 시나리오 기획 개발 워크숍을 생각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바라는 아웃풋은 FLY가 기획 개발한 영화가 나오는 거다. 앞으로도 아세안영화가 발전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단계별로 시도해보려고 한다.

사진 부산영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