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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평화·인권운동가 김복동 실화 그린 <김복동> 제작진이 말하다
장영엽 사진 백종헌 2019-08-08

김복동 선생님 만나러 오세요

영화 <김복동>을 만든 사람들. 송원근 감독, 윤미향 정의연 대표, 김정환 미디어몽구(왼쪽부터).

“내 삶이 헛된 것 같다.” 2018년의 어느 날, 일본군 ‘위안부’피해자이자 평화인권운동가 김복동은 지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93살로 암 투병 중이던 그에게, 얼마 남아있지 않은 시간과 여전히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거부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는 27여년간 인권운동가로 활약해온 행보에 회한의 감정을 불어넣었던 듯하다. 오랜시간 동안 김복동을 지켜본 이들은 그의 삶이 결코 헛되지않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김복동의 시간을 영원히 박제하고자 했다. 8월8일 개봉하는 영화 <김복동>은 그런 계기를 거쳐 탄생한 다큐멘터리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가 27여년간 보관해온 기록, 사진, 영상, 음성파일과 1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동행했던 미디어몽구의 기록영상을 바탕으로 한 영화 <김복동>은 사회의 질곡을 온몸으로 경험해온 한 여성의 일대기로 다시 쓴 한국사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이 작품 안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는 수식어에 국한되지 않는 김복동의 다채로운 모습이 담겨 있다. 시대의 증언자, 카리스마 넘치는 인권운동가, 타인의 고통을 어루만지는 평화운동가, 유머러스하고 통이 컸던 90대 할머니…. 중요한 건 이 영화를 보고 나서도 김복동이 누구인지 당신은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을 거라는 점이다. 2019년 1월, 김복동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일본에 대해 남긴 문제의식과 휴머니즘은 미래 세대를 통해 점점 더 확장되어가고 있다. 영화의 개봉과 더불어 김복동의 나날들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았던 세 사람을 소환했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PD이자 세월호 1주기 다큐를 연출한 송원근 감독, 그리고 27여년간 김복동의 정무적 동반자였던 정의연의 윤미향 대표, 김복동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으며 어느덧 할머니와 친손자 같은 사이가 된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 김정환이다. 이들 세 사람에게 김복동에 대한 그들 각자의 기억을 물었고,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키워드로 재구성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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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스타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