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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아시안영화제] <야향·원앙·심수보> 케이트 레일리·밍카이릉 감독 - 홍콩 여성의 삶 그대로 다루고 싶었다
글·사진 김성훈 2019-11-21

케이트 레일리, 밍카이릉(왼쪽부터).

<야향·원앙·심수보>는 단편 4편을 모은 옴니버스영화다. 이주, 과거, 요리, 선거 등 홍콩 사회와 현실을 각기 다른 색깔로 담아낸 작품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미국 여자 케이트 레일리와 홍콩 남자 밍카이릉, 두 사람은 배우와 촬영감독으로 만나 여러 편의 단편영화를 함께 작업한 커플이다. 외부인(케이트)과 내부인(밍카이릉)이 함께 바라본 홍콩은 어떤 모습일까.

-첫 번째 에피소드는 중국에서 이주해온 할머니와 그의 집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출신인 가정부 등 두 이민자 여성이 웬룽에서 센트럴로 짧은 여행을 다녀오는 이야기다.

=케이트 레일리_뉴스를 통해 홍콩에 살고 있는 동남아시아 이민자들의 사정을 알게됐다. 광둥어를 처음 공부했을 때 어학원의 같은 반 친구 대부분 인도네시아 사람들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재미있게 보고, 영향을 많이 받았다. 영화 속 주인공인 인도네시아 가정부는 실제로 가난하지만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본 세 번째 에피소드는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선생님인 홍콩 남자와 미국 여자가 홍콩 음식을 먹으러 다니면서 점점 가까워지는 멜로드라마다. ‘먹방’이 매우 유머러스하고 재기 넘치게 그려졌다.

케이트 레일리_홍콩에서 홍콩 남자가 미국 여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학교밖에 없다. 홍콩과 미국 선생님 커플이 많은 것도 그래서다. 또 홍콩영화를 보면 항상 음식이 등장하지 않나. (웃음) 외국인들이 홍콩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음식말고는 많지 않다. 연유, 치킨 등 영화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대체로 홍콩을 상징하는 요리들로, 대부분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이다.

-네 번째 에피소드는 샴수이포에 출마하는 여성 정치인을 따라다니는 다큐멘터리다.

=밍카이릉_12월 홍콩 선거를 앞둔 정치인인데 단순히 정치인보다는 여성으로서 그의 고민과 현실을 담아내려 했다. 굳이 페미니즘까지 연결시킬 필요 없이 홍콩 여성의 삶을 그대로 다루고 싶었다.

-5년 전 우산혁명과 최근의 홍콩 시위가 젊은 영화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나.

밍카이릉_현재 벌어지는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큰 그림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하지만 시위 상황이 하루가 멀다 하고 급변해 따라가기조차 쉽지 않다. 그래서 지금은 개인적인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그 안에서 생각을 발전시키려고 한다. 또 젊은 영화인들은 극영화보다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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