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2
[홍콩아시안영화제] <대나무로 엮은 경극장> 척청 감독 - 인터뷰가 없더라도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을 것
글·사진 김성훈 2019-11-21

파도가 거센 해안가에서 대나무로 경극 극장을 지어올리는 풍경은 아슬아슬하면서도 경이롭다. 척청 감독이 연출한 <대나무로 엮은 경극장>은 제목대로 경극장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어지고, 경극이 끝난 뒤에는 어떻게 해체되는지 세세히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사라져가는 홍콩의 전통문화가 인터뷰 하나 없이 이미지와 사운드로 카메라에 기록됐다.

-경극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경이롭더라.

=대나무로 짓는 경극장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극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순서대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보통 사람들은 경극에만 관심 있지 경극장이 어떤 방식대로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 그 과정을 기록하면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원래 경극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잘 알고 있었나.

=영화를 찍기 전에는 잘 몰랐다. 두달 가까이 공부하고, 실제 경극이 열리는 곳을 찾아가 대나무 경극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라.

-사라져가는 홍콩의 전통을 카메라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무엇인가.

=시대가 급변해 전통문화가 빨리 사라지는 게 안타까웠다. 카메라가 무대 안팎을 오가며 전통문화를 지키는 사람들을 담아내면 그들 또한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이렇게 일을 하는구나’ 하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경극뿐만 아니라 경극장, 무대 안팎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한데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그래서다.

-인터뷰 없이 이미지와 사운드만으로 서사를 전개하는 방식이 이야기에 집중하기 좋았다.

=처음에는 인터뷰 장면을 많이 찍었는데 편집 과정에서 말이 관객을 헷갈리게 할 것 같아 빼기로 했다. 인터뷰가 없더라도 충분히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다음 작품은 뭔가.

=일본 전통 가면극 ‘노’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다. 6년동안 극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전통 공연에 관심이 많다. 혹시 아나, 한국 전통 공연을 소재로 한 영화를 찍을지. (웃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극영화에도 도전하고 싶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