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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일본영화의 무국적성을 잘 드러낸 작품 '달빛 그림자'
정재현 2022-04-27

사츠키(고마쓰 나나)와 히토시(미야자와 히오)는 행복한 연애 중이다. 이들은 히토시의 동생 커플, 히이라기(사토 히미)와 유미코(나카하라 나나)와 자주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유미코는 보름달이 뜬 때 죽은 이를 한번 더 만날 수 있다는 ‘달빛 그림자 현상’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현상에 관해 모두가 흥미를 가질 무렵 히토시와 유미코가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동시에 연인을 잃은 사츠키와 히이라기는 이별의 아픔 속에 괴로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묘령의 목소리 수집가 레이(우스다 아사미)를 만난 사츠키와 히이라기는 ‘달빛 그림자’의 날이 그들 앞에 다가왔음을 알게 된다.

<달빛 그림자>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에드먼드 여 감독은 원작 소설의 플롯을 재구성하여 사츠키와 히토시 커플의 화사한 연애담을 영화 전반부에 상당 부분 할애한다. 이 과정에서 원작의 미덕이었던 사츠키의 이별 후 고통에 대한 섬세하고 유려한 묘사는 상대적으로 덜어졌는데, 이 선택이 원텍스트가 가진 독창성을 도리어 관습적으로 만들어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마지막 달빛 그림자 신은 영상화의 장점을 제대로 살린다. 뮤지컬 시퀀스처럼 정교한 2인무로 짜인 어느 커플의 달빛 그림자 아래 재회 장면이, 음악과 조명에 힘입어 다른 아쉬움을 잠시 잊을 정도로 아름답게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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