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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지옥의 화원', 촌스러운 파벌 싸움을 위해 배우들만 고군분투
김철홍(평론가) 2022-12-14

여직원들의 세계는 오늘도 평화롭다. 나오코(나가노 메이)가 근무하는 회사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파벌 싸움만 제외하면 말이다. 영업부의 광견파, 개발부의 악마파, 제조부의 대괴수파는 각각 날것 그대로의 주먹 싸움을 통해 회사를 제패하려 한다. 그런 그들의 야망은 회사에 신입 직원 란(히로세 아리스)이 입사함에 따라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란이 범접할 수 없는 실력을 소유한 싸움꾼이었기 때문이다. 우연한 계기로 란과 절친이 된 나오코는 싸움과 상관없는 평범한 회사 생활을 유지한다. 하지만 란이 ‘최강의 여직원’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하자 나오코에게도 위기가 찾아온다. 마치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성실한 친구처럼 살고 있던 나오코에게, 이제 정말로 만화 같은 스토리가 전개되기 시작한다.

<지옥의 화원>은 여성 직장인의 세계를 다루는 일본의 OL(Office Lady) 장르와 만화스러운 코믹 액션이 합쳐져 매력을 발산하는 영화다. 가장 큰 특징은 극의 등장인물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덕분에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폭력조직간의 파벌 싸움 스토리에 나름의 생기가 부여된다. 전체적으로 새로운 무언가가 느껴지는 영화는 아니지만, 전형적인 틀에서 조금씩 비껴 나간 것들의 이질적인 조합이 적당한 웃음을 자아낸다. 이는 일본의 천재 엔터테이너인 바카리즈무가 쓴 각본의 영향도 있겠지만, 영화 내내 진행되는 과장된 코믹 액션을 훌륭히 소화해낸 엑스트라를 포함한 배우들의 공이 커 보인다. 일본의 차세대 라이징 스타인 나가노 메이와 배우 히로세 스즈의 언니로 유명한 히로세 아리스의 퍼포먼스도 인상적이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넷팩상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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