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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열여덟, 어른이 되는 나이’, 조건 없는 믿음을 베풀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오진우(평론가) 2023-01-25

시청 정기간행물의 인터뷰어 윤서(임선우)는 마트 캐셔와 인터뷰 중이다. 자신이 설계한 질문에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자 윤서는 당황한다. 그녀는 집에 돌아와 녹취를 풀고 글을 완성하여 송고한다. 일을 마친 그녀는 배달 앱을 켜고 음식을 고른다. 하지만 음식은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는다. 윤서는 예정된 도착 시간을 한참 지나 도착한 배달원 수찬(김명찬)에게 불만을 제기한다. 사과를 요구하는 윤서에게 수찬은 미안한 일 한 적 없다며 재배송하라고 야멸차게 돌아선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듯이 둘은 인터뷰 건으로 다시 만난다.

<, 어른이 되는 나이>는 보호 종료가 되어 자립한 청년 수찬과 까칠한 어른 윤서가 만나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성장영화다. “한번쯤은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잖아요.” 수찬의 대사처럼 영화는 조건 없이 타인을 믿을 수 있는지 관객에게 질문한다. 영화는 그것이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조건이라 말하고 있다. 보호 종료 아동이란 이슈를 영화는 노골적으로 대상화하지 않는다. 그 수위 조절에 있어 윤서의 까칠한 태도가 한몫한다. 윤서는 타인의 선의를 거부하고 심지어 타인에게 베풀었던 자신의 행동마저 자신을 위해서 했을 뿐이라고 일축해왔다. 이러한 태도는 그녀의 일에서도 드러난다. 답을 정해 놓고 물어보는 윤서의 인터뷰 방식은 수찬을 만나면서 바뀐다. 윤서는 인터뷰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경청’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는 배달, 중고 거래 등 현실에 밀착한 소재를 활용하여 공감을 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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