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Review] 소울 서바이버
2002-06-11

시사실/<소울 서바이버>

■ Story

고등학교를 졸업한 캐시(멜리사 세이지밀러)가 먼 대학도시로 이사하는 날, 남자친구인 숀(케이시 애플렉)과 친구 매트(웨스 벤슬리), 애니(엘리자베스 더시쿠)가 축하하며 캐시를 동행한다. 도중에 나이트클럽에 들렀다가 다시 떠나는 길. 나이트클럽에서 보았던 험상궂게 생긴 남자들이 탄 차가 갑자기 앞을 막아, 캐시의 차는 언덕을 구른다. 교통사고에서 살아남은 건 숀을 제외한 3명. 사고 전 뜻하지 않게 옛 남자친구였던 매트와 키스하는 모습을 숀에게 들켰던 캐시는, 숀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숀의 환영과 나이트클럽의 남자들이 점점 더 뒤죽박죽이 되어 그녀를 괴롭히는 동안, 대학의 상담신부 주드(루크 윌슨)가 캐시를 도와준다.

■ Review

잠깐 동안의 성적 일탈, 그리고 뒤따르는 교통사고와 악몽 같은 사건들. 누가 산 사람인가 누가 귀신인가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 사랑하는 어떤 남자와 섹스한 뒤 옆에 다른 남자가 누워 있는 것을 보게 되는 아침. <소울 서바이버>는 최근 몇년간 유행한 공포물의 경향들을 조합한 공포영화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의 제작자 닐 모리츠가 제작하기도 했지만 <나는 네가…>와 기본 구조가 매우 비슷하고, <디 아더스>식 반전과 <오픈 유어 아이즈>식 환영(幻影)이 뒤섞여 있다. 그러나 뒤섞는다고 다 먹음직한 퓨전요리가 되는 건 아니다.

<소울 서바이버>는 주인공 캐시가 사고 뒤 겪는 망상들을 실제 사건인 양 그려낸다. 괴한들이 따라다니고, 애인인 줄 알고 친구와 섹스하고, 죽은 애인이 자꾸만 앞에 나타나고…. 그러나 이 망상들은 실제의 사건처럼 보이지 못한 채 맥없이 망상으로 밝혀진다. 문제는 공포를 뿜어내기에는 너무나 엉성한 세부사건들이다. 예를 들어 나이트클럽의 두 괴한이 캐시를 따라다니며 괴롭힌다는 설정은 망상이 아닌 실제 사건으로 보기에는 동기도 불투명하고 개연성이 없다.

이 영화의 재미는 따로 있다. <바틀 로켓>에서 호텔 청소부와 사랑에 빠지는 엉뚱한 도둑으로, <로얄 테넌바움>에서는 마고를 사랑하는 매잡이 리치 테넌바움으로 분했던 루크 윌슨이 뜻밖에 신부 역을 맡아 우울한 눈매의 힘을 멋지게 발휘한다. <겟 오버 잇>으로 데뷔한 모델 출신 멜리사 세이지밀러가 악몽에 시달리는 주인공 캐시 역을 맡아 몸 사리지 않고 거친 감정 연기에 몰두하는데, 왠지 측은해 보이다가도 문득 박수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최수임 sooeem@hani.co.kr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