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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
2002-06-25

■ Story

10년 전 타투인의 노예 소년이던 아나킨 스카이워커(헤이든 크리스텐슨)는 제다이 기사 오비완 케노비(이완 맥그리거)의 수련 제자로 성장했다. 나부 행성의 여왕을 거쳐 은하계의 상원의원이 된 파드메 아미달라(내털리 포트먼)는 공화국 체제에 반대하는 분리주의 세력으로부터 암살 위협을 받는다. 아나킨은 위험에 처한 아미달라의 경호를 맡고, 둘 사이에 금지된 사랑이 싹튼다. 한편 분리주의자들의 음모와 공화국 의장 팰퍼타인의 야심이 충돌하면서, 클론의 전쟁이 임박해 온다.

■ Review

‘<스타워즈>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영화팬과 언론은 조지 루카스의 손아귀에 든 ‘옛날 옛적 은하계’를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많이 엿보기 위해 조급증을 낸다. 그리고 과거보다 미래를, 원인보다 결과를 먼저 누설하고 있는 이 기이하고 거대한 스페이스 오페라의 퍼즐을 맞추며 향수에 젖는다.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 역시 기본적으로는 그런 <스타워즈> 팬들을 위한 영화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훗날 악의 힘에 굴복하는 비운의 영웅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성장과 갈등, 아미달라와 사랑에 빠지는 비극적인 모멘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년 아나킨은 스승 오비완이 자신의 재능을 시기한다고 믿을 만큼 ‘많이 컸다’. 어머니를 구해내지 못했다는 죄책감, 세상에 대한 분노와 증오, 금지된 사랑에 빠져드는 무모한 열정 등은 앞으로 닥칠 어두운 운명을 예비하는 대목들. 이 밖에 요다에서 루크 스카이워커에 걸친 제다이의 계보를 완성하고, 팰퍼타인의 세력확장 과정과 음모를 알리는 등 팬들에게는 각별한 의미와 재미로 다가갈 설정들이 있다.

조지 루카스의 야심은 그러나, 자신의 왕국, 그 백성들에게 봉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한층 빠르고 현란해진 비주얼에 어린 연인의 로맨스까지 곁들여, <스타워즈>의 맥락을 전혀 모르는 잠재 관객까지 끌어들이려 한 것. 거대 도시의 마천루를 누비는 아나킨과 오비완의 공중 추격신, 제다이 전사들이 동시에 광선검을 휘두르는 집단 결투신, 요다와 카운트 두쿠의 화려한 검술 대결신, 그 스펙터클과 속도감은 비디오게임 세대의 넋을 빼놓기에 충분하다.

각본은 약간 허술하다. 10년의 세월을 의식한 듯 회고체거나 설명체인 대사, 예정된 운명에 끼워맞춘 설정들도 거슬린다. 아나킨과 아미달라는 ‘케미스트리’ 없이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진다. 액션과 로맨스가 서로 부딪치고 겉돈다는 것이 이번 에피소드의 가장 큰 문제점. 그러나 루카스의 항변처럼 이 영화는 “토요일밤의 팝콘 무비일 뿐”이고, 러닝타임 2시간20분이 지루하지 않다. 심지어 3년 뒤의 차기 에피소드까지 기대하게 한다. 그것이 영화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현대의 신화이자 고전으로 남은 <스타워즈>의 연작다운 저력이다. 박은영 cine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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