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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어머! 물고기가 됐어요
2002-07-23

시사실

■ Story

부모님이 외출한 사이, 플라이는 여동생 스텔라와 사촌 척을 끌고 바다낚시에 나섰다가 이상한 동굴을 발견한다. 그곳은 지구 온난화로 세상이 물에 잠길 때를 대비해 인간을 물고기로, 다시 인간으로 만드는 약을 개발중인 괴짜 맥크릴 박사의 실험실. 실수로 약을 마신 스텔라가 불가사리로 변하자, 플라이와 척은 해독제를 먹이기 위해 날치와 해파리가 되어 그뒤를 쫓는다. 48시간 이내에 해독제를 마셔야 하는 아이들은, 우연히 약병을 수중에 넣고 똑똑해진 뒤 바다의 권력을 장악한 방어 조의 음모에 맞선다.

■ Review

소녀 센과 야생마 스피릿, 외계의 악동 스티치가 겨루는 여름 극장가에 합류하는 <어머! 물고기가 됐어요>는 국내에서 드물게 보는 유럽, 그것도 덴마크산 장편애니메이션이다. 할리우드와 일본이 주류를 이루는 다수의 장편애니메이션이 부모 세대는 물론 젊은 관객까지 아우르는 종합적 엔터테인먼트를 지향하는 추세라면, <어머…>는 애니메이션의 부동 관객인 아이들의 눈높이에 충실한 오락. 물고기가 되어 미지의 해저 세계에 풍덩 빠져든 아이들의 모험담, 울긋불긋한 산호초와 사나운 상어부터 알록달록한 물고기까지 형형색색 바다생물들의 도감과 함께 화사한 색감으로 동심의 상상력에 걸맞은 애니메이션의 스펙터클을 펼쳐 보인다.

낯선 국적에 비하면, 셀애니메이션 위주에 컴퓨터그래픽을 가미한 그림의느낌이나 선악 구도가 명확한 이야기, 뮤지컬 시퀀스 등 작품의 모양새는 눈에 익다. 해독제의 재료를 모으려고 동분서주하는 아이들과 함께 다채로운 바닷속 풍경을 흥겨운 유로댄스풍 음악에 담아낸 장면에서 보듯, <어머…>는 전통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대중적 화법을 벤치마킹한 듯한 느낌이다. 독창적인 맛은 덜하지만, 새롭지 않다고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양갈래로 머리를 묶은 ‘스텔라’ 불가사리 같은 깜찍한 캐릭터, 인간의 말과 지능을 얻으면서 권력욕을 드러내는 조와 어리숙한 상어 및 게 같은 악당들의 개그, 행동파 플라이와 두뇌파 척이 서로 다른 장점을 살려 난관을 헤쳐가는 성장기나 어린 해마와의 우정을 두루 섞은 모험담은 단순하면서도 무해한 유쾌함을 선사한다.

스칸디나비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애니메이션 제작사라는 에이필름에서 만들고, 이곳의 공동설립자이자 <정글 잭> 등의 장편애니메이션을 연출한 슈테판 펠드마크와 동료 미하엘 헤그너가 공동감독을 맡았다. 지난해 북유럽과 독일 등에서는 <치킨 런> 이상의 인기를 누렸으며, 이미 게임으로 만들어지고 TV시리즈를 개발중. 국내에서는 ‘명랑소녀’ 장나라와 주호성, 강수진, 함수정 등 성우들이 참여한 한국어 더빙판으로만 개봉한다. 황혜림 blaue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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