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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Review] 짜라파파
2002-09-23

■ Story

10년 동안 무직인 원숙의 아버지는 일상생활에서 폭력을 일삼는, 매우 권위적인 가장이다. 그런 원숙의 가정에 어느날 구역예배가 열린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지방사업가로 위장하려 하지만 술 취해 늦게 들어온 딸 원희 때문에 가족의 실상이 드러난다.

■ Review

일종의 '가정방문' 행사인 기독교의 구역예배는 이 작품에서 가족 내부의 문제를 드러내는 데 훌륭한 소재로 작용한다. 가족만의 사적인 공간인 집이 외부인들에게 공개되었을 때, 어떻게 가족이라는 원자구조에 충격이 오고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지, 감독은 드라마틱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아무도 불러보지 않은 찬송가를 서로 다른 음정으로 더듬더듬 부르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 키득거리는 주인공 원숙, 아버지의 길고도 긴 헌금 기도의 장단을 맞추는 딸 원희의 구토 소리, 그녀의 <곰 세마리> 노래가 들려주는 바뀐 가사, "아빠 돼지는 백수, 아기 돼지도 백수", 아버지의 구타로 멍든 어머니의 눈자위를 보고 "아, 어디 부딪치셨죠? 저도 종종 그래요"라고 말하는 비슷한 처지의 여신자…. 이 영화에는 가족과 그를 둘러싼 주변사람들의 치명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예리한 장면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한양대 응용미술학과와 영상원 영화과를 졸업한 이세련 감독의 작품으로, 2001년 동경국제영화제 시네마 프리즘 부문에서 상영됐다.최수임 sooee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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