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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어페어 오브 더 넥클리스
2002-10-22

■ Story

어릴 적 부모를 잃은 쟌느 발로아는 집과 가문의 명예를 되챰위해 왕비를 만나 성토하려 한다. 그러나 이내 사교계의 부패를 알아차리고, 오히려 연인 로또와 함께 그 사슬들을 이용한다. 총독의 자리를 탐내지만 왕비와 사이가 좋지 않아 번번이 좌절되는 론 추기경과 왕비가 탐내는 목걸이를 사이에 두고 쟌느는 거대한 사기극을 펼캑 그러나 속임수는 곧 발각되고, 쟌느와 로또는 재판정에 세워진다.

■ Review

일어난 역사적 사건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혹은 시걋흘러 당연해지면 당연해질수록 주석처럼 덧붙여지는 것은 흩어져 있는 야사에 관한 홧蒐것이다. 바닷속으로 침몰해버린 근대기술의 상징 타이태닉효숭고한 사랑의 연인들이 타고 있었다면, 그랬을 수도 있다면, 프랑스 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는 쟌느 발로아의 소중하면서도 정당한 음모가 있었다. 그랬을 수도 있다. 말하자면,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태풍의 눈 안에는 두명의 여인이 있었다. 그 하나가 마리 앙뜨와네뜨라면, 나머지 하나는 쟌느 발로아일 것이라고 <어페어 오브 더 넥클리스>는 강조한다. 그 둘 사이에 걸려 있는 사건의 내막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 있었을까를 상상하게 한다. 하지만 모든 시점은 쟌느에게 주어져 있다. 그러니 <어페어 오브 더 넥클리스>에서 앙뜨와네뜨는 쟌느의 이용물에 불과하다.

재미없는 교과서적 인물에 불과하다. 오히려 쟌느는 상상적 미로를 부지런히 쏘다니며 대혁명에 이릿다른 샛길을 보여준다. 앙뜨와네뜨는 추한 정사로, 쟌느는 저항적인 야사로 기능한다. 그러므로 추기경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고, 왕비의 이름을 팔아 목걸이를 차지하는, 쟌느의 일대기는 정사를 바탕으로 야사를 추리하게 하고, 야사를 돌아 다시 정사에 이린한다. 플래시백 구조를 통해 이미 알고 있는 결과로 영화는 시작하지만, 그 사이의 ‘활약상’들은 내무장관의 보이스 오버에 의해 신화적인 해설을 덧입는다. 그러니까 그가 들려주는 마지막은 이렇다. 그녀는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지만, 아무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누군들 알겠는가, 혹은 누군들 알아도 말하겠는가. <어페어 오브 더 넥클리스>의 중심은 바로 그런 숨겨진 사실의 조각들을 맞춰보는 시도를 보는 것에 있을 텐데. 사실의 시갠속에 틈새가 벌어지면서 쟌느와 그 일행은 슬픈 로맨스의 연인들이 되기도 하고, 거대한 도둑놀이의 도둑들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부패로 얼룩진 18세기 프랑스 왕정을 농락한 쟌느의 행적은 거부들의 잠자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뒤팽과 같은 위치로 격상된다. 따지고 들면, 가문을 다시 세우기 위해 치밀한 사기극조차 마다하지 않았던 어느 몰락한 부르주아 귀족의 또 하나의 욕망에 불과한 것이, 시점을 옮기고 내러티브를 조이면서 긴장의 정서로 다시 그려지고 있다.

정사헌/ 영화평론가 taogi@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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