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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스틸
2002-11-19

■ Story

4인조가 은행을 습격한다. 이들은 거액의 돈을 챙긴 뒤 유유히 건물을 빠져나간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경찰의 추적을 피해가는 것이다. 슬림(스티븐 도프) 일행은 많은 돈을 챙겨서 하루빨리 범죄세계를 벗어나고 싶어한다. 슬림 등은 모두 스포츠에 능해 범죄를 저지른 뒤 스포츠 실력을 발휘해 현장에서 탈출한다. 경찰은 특별수사반을 설치해 대책마련에 부심한다. 부패한 형사반장은 슬림을 협박해 새로운 범죄를 모의하고 이들을 미끼로 이용한다. 슬림은 새로운 계획을 성공리에 마치되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 또한 부패경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자 애쓴다.

■ Review

<스틸>은 범죄영화일까, 혹은 스포츠영화일까. 이런 질문은 타당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영화를 보는 데엔 도움이 된다. <스틸>은 만능 스포츠맨들에 관한 영화다. 이들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땐 체력훈련에 여념이 없다. 암벽을 타고 수영을 하며 인라인 스케이팅을 즐긴다. 여가시간을 즐기는 것인가 그렇진 않다. 오히려 슬림 일행은 스포츠를 예술적인 범죄에 접목하는 데 주력한다. 경찰차를 피해 높은 장소에서 낙하산을 타고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지고 차를 바다에 추락시킨 뒤 유유히 현장을 벗어나곤 한다. 어느 범죄영화의 영웅들도 이처럼 모든 종목의 스포츠에 재능을 보이진 못했다.

그것은 <스틸>이 관객을 흥분시키는 액션영화임을 짐작게 한다. 영화의 액션장면은 기억할 만하다. 인라인 스케이팅 장면이 영화 도입부가 된 것에서 알 수 있듯 <스틸>은 감각적인 액션을 강조한다. 예컨대 이런 범죄 시퀀스가 있다. 슬림 일행은 현금운송차량을 털기 위해 고민한다. 문제는 경찰의 시선을 잠시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다. 슬림 등은 기발한 꾀를 한 가지 떠올린다. 자동차 쇼를 준비해 그들의 눈을 홀리는 것이다. 엉뚱하긴 하지만 영화엔 액션장면에 관한 아이디어가 즐비하다. 문제는, 아이디어는 흘러넘치지만 전체적으로 영화의 구성이 튼실하지 못하단 점에 있다. 왜 슬림 일행은 정체를 모르는 이의 사주를 받고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가 이들이 검은손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 붙여진 설명은 빈약하고 그다지 설득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영화는 배우들의 영화이기도 하다. 스티븐 도프와 나타샤 헨스트리지가 여느 액션스릴러영화에서 그렇듯 서로를 의심하고 이용하면서 결국 상대를 흠모하는 역할로 나온다. 이들이 추격전을 벌이면서 사건을 이어가는 것이 영화의 주요한 뼈대다. 제라드 피레는 평소 속도광이자 자동차 마니아로 알려져 있는데 뤽 베송이 제작한 <택시>(1998)를 감독했다. <스틸>은 그의 할리우드 데뷔작이다. 김의찬/ 영화평론가 garota@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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