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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7
2001-10-23

시사실/시리즈7

■ Story

<컨텐더스>라는 가상의 TV쇼가 있다. 복권추첨처럼 뽑힌 출연자들은 단 한명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 죽여야 한다. <시리즈7>은 <컨텐더스>의 7번째 시즌 방영분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가짜 다큐멘터리다. 지난회까지 10명을 죽인 주인공 돈(브룩 스미스)은 임신 8개월 된 여인이다. 그녀는 이번 회에 새로 뽑힌 경쟁자 5명과 대결을 벌여야 한다. “오직 배 속에서 숨쉬는 아기를 위해 죽인다”는 그녀가 챔피언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 Review <시리즈7>은 다큐멘터리처럼 찍은 극영화이다. 무작위로 출연자를 뽑아 서로 죽이는 걸 생중계하는 TV 프로그램이 있다면 어떨까? 출연자에겐 총기가 주어지고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게임의 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상관없다.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시청률은 오른다. 엔딩을 예측할 수 없는 살인게임을 보여주는데 누가 채널을 돌리겠는가? <시리즈7>은 이 TV 프로그램의 7번째 시즌 방영분이다.

픽션을 실화인 양 꾸미는 가짜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시리즈7>은 <블레어위치>의 계보를 잇는다. 공포영화라는 장르에서 판타지를 거세시킨 <블레어위치>가 ‘리얼함’으로 관객을 현혹시킨 반면 <시리즈7>은 TV가 윤리를 증발시킨 현실을 극단적으로 과장한다. 무인도의 생존게임 <서바이버>에서 느끼는 방관자의 쾌락은 살인게임의 구경꾼이 되는 것과 얼마나 다른 것일까? <시리즈7>이 택한 전략은 살인게임이 진짜 재미난 구경거리라는 걸 입증하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형식에 담겨 있지만 <시리즈7>의 알맹이는 대단히 드라마틱하다. 여기엔 예상치 못한 인물이 살인마로 돌변하는 반전과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연인들의 멜로드라마와 시스템에서 탈주하는 자들의 도발이 공존한다. 픽션보다 극적인 다큐멘터리에서 눈을 뗄 수 없을 때 연출자의 의도가 슬그머니 드러난다.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이냐는.

<시리즈7>은 TV쇼의 포맷대로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작품이다. 매체를 다루는 감독의 솜씨나 연기자 티를 내지 않는 배우들의 표정이 신선하지만 살인게임의 스펙터클을 보여준 후쿠사쿠 긴지의 <배틀 로얄>까지 나온 마당에는 획기적인 발상에서 오는 매력이 다소 떨어진다. 감독의 말대로 <시리즈7>은 TV에 대한 TV스타일 비판이다. 남동철 namd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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