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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스트라이크 포스
2001-11-13

시사실/ <차이나 스트라이크 포스>

■ Story

대런(곽부성)과 알렉스(왕력굉)는 상하이의 신참 특수경찰. 알렉스의 여자친구가 디자이너로 참가한 패션쇼에 간 이들 앞에서 한 남자가 살해된다. 죽은 남자는 지방 암흑가의 대부 마문호의 측근. 난장판이 된 패션쇼장에서 대런은 살인범을, 알렉스는 피해자에게서 디스켓을 빼내 간 미모의 여인 노리카(후지와라 노리카)를 쫓지만 둘 다 놓치고 만다. 수사에 나선 두 파트너는, 대량의 마약 밀수와 함께 패권 장악을 꾀하는 마문호 수하의 토니(마크 다카스코스)와 그의 동업자 쿨리오(쿨리오)의 음모에 맞닥뜨린다.■ Review 당계례는 적어도 액션 연출의 재주는 있는 감독이다. 액션 지도 및 스턴트 감독으로 기본기를 다져왔고, 슬랩스틱의 타이밍과 와이어 액션의 조화가 돋보이는 <홍번구>와 <폴리스 스토리4> 같은 연출작으로 할리우드에서도 환대를 받은 바 있다. 신작 <차이나 스트라이크 포스> 역시, 액션의 장관은 기대할 만한 영화다. 합이 잘 들어맞는 격투신은 기본, 오토바이를 탄 채 달리는 차 위로 뛰어오르거나 공중에 매달린 유리판 위에서 싸우는 식의 묘기 행진이 상영시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니 말이다.

그런데 <홍번구>의 성공으로 <미스터 마구>를 찍으며 할리우드 수업을 거친 뒤라서일까. <차이나 스트라이크 포스>는 액션 외에 좀더 넓은 시장을 고려한 욕심이 엿보인다. 홍콩 사대천왕의 하나인 곽부성, 미국의 래퍼 쿨리오와 B급 액션영화의 단골배우 마크 다카스코스, 일본의 CF스타 후지와라 노리카. 성분이 복잡한 출연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잡다한 문화적 코드를 뒤섞어 놓았다. 할리우드에서 하나의 유행으로 떠오른 홍콩식 와이어 액션과 힙합의 이종교배에, 비교적 안정된 소구층을 가진 B급 액션영화와 일본관객까지, 폭넓은 시장을 겨냥한 야심찬 복합상품이랄까.

하지만 이러한 복합상품이 그다지 성공적인 것 같진 않다. 자신이 부른 <I Like Girls>의 힙합 리듬과 함께 패션쇼장면부터 등장한 쿨리오의 싸구려 입담은 썰렁하기 짝이 없고, 노골적으로 몸매를 과시하는 일본 국제경찰 노리카의 캐릭터는 그녀의 영어 대사만큼 엉성하다. <크라잉 프리맨><늑대의 후예들>에서와 같은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마크 다카스코스의 캐릭터도 마찬가지.

마약과 조직 암투, 경찰 비리에 알렉스의 로맨스까지 잡다하게 벌여놓은 이야기와 캐릭터의 성긴 이음새는 전략적인 캐스팅에서도 별다른 힘을 얻지 못한다. 경찰학교의 모의훈련을 보여주는 첫 장면부터 반복되는 대런과 알렉스의 격투 개인기, 토니의 늘씬한 람보르기니와 대런의 경주용 차가 벌이는 대로의 추격전, 시소처럼 이리저리 기우는 유리판에서 뛰고 구르는 아슬아슬한 곡예 등 점점 강도가 높아지는 액션의 ‘포스’로 다 구원하기엔, 액션 시퀀스 사이사이의 기다림이 좀 길다.

황혜림 blaue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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