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Review] 커비하우스
2002-02-19

시사실/ 커비하우스

■ Story

크리스마스 저녁, 할로우(제롬 엘스)의 집 뒤뜰 오두막에서 아이들이 사라진다. 30년 뒤. 아이들의 삼촌인 해리슨은 아이들 살해범으로 몰려 정신병동에 갇혀 있고, 할로우는 집을 떠나 홀로 살고 있다. 할로우의 집에 이혼녀 린(벨린다 매클로이)이 아이들을 데리고 이사를 온다. 할로우는 아이들이 있는 사람에게는 집을 팔지 않겠다고 했지만 부동산업자가 속여서 집을 판 것이다. 린과 아이들은 집 주변을 청소하다 뒤뜰의 덩굴 속에 감춰진 오두막을 발견한다. 오두막을 자신들의 놀이터로 꾸민 아이들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큰아들 대니(조슈아 레오나드)는 이웃집 소녀에게 집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할로우를 찾아간다. 할로우는 이사할 것을 권하지만, 대니는 집에 얽힌 진실부터 밝혀내려 한다.

■ Review ‘커비하우스’란 오스트레일리아식 영어로,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으로 쓰는 뒤뜰에 있는 오두막집, 악의 세계로 통하는 관문, 사탄 숭배 의식 행위와 악령으로 인해 정신이 홀리게 되는 장소’란 뜻이다.

<커비하우스>는 단어가 갖는 세 가지 의미를 그대로 조합한, 아이들의 놀이공간에서 아이들의 영혼을 빌려 깨어나는 악령을 다룬 공포영화다. 이런 종류의 공포영화는 한없이 많다. 집 전체가 악령의 소굴인 <헌팅> <아미티빌> 같은 영화의 공간을 오두막으로 축소하고, 악령이 깨어나는 통로가 열린다는 <게이트>나 <뱀파이어 해결사>의 설정을 조금 섞으면 <커비하우스>가 된다. 아이들을 삼켜버린 사연 있는 집에 새로운 사람들이 이사와서 똑같은 일을 당한다는 설정도 익숙하고, 오두막에서 성관계를 가지려는 청춘 남녀, 불멸의 악령이 되살아나는 마지막 장면까지 공포영화의 관습적 요소들을 충실하게 재연한다.

피가 튀거나 내장이 흩어지지 않는 소박한 공포영화 <커비하우스>가 제공하는 긴장감은 보일 듯 말 듯한 잔물결 같다. 특수효과도 마찬가지.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 에피소드1>의 특수효과를 맡았던 팀의 작품이지만, 새로운 볼거리는 없다. 아이들을 놀라게 하며 온몸을 칭칭 감아드는 나뭇가지들은 볼 만하지만 샘 레이미의 <이블 데드>나 <천녀유혼>에서 이미 익숙한 장면들. 악령에 씌인 아이들의 눈빛이 변하거나 악령의 세계로 통하는 불타는 원 등도 익숙하다. 그러니 강한 자극을 기대하는 공포영화광들에라면 다소 심심한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어머니 린 역으로 <매트릭스>에서 스윗치로 출연했던 벨린다 매클로이가 등장하며, <블레어 윗치> <북 오브 쉐도우>에 출연했던 조슈아 레오나드가 큰아들 대니로 출연한다. 위정훈 oscarl@hani.co.kr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