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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에브리바디 페이머스
2002-04-09

시사실/에브리바디페이머스

■ Story

유명한 가수를 꿈꾸는 17살 소녀 마르바(에바 밴 더 구세트). 그러나 그녀는 뚱뚱한데다가 주말마다 나가는 노래자랑 대회에서도 매번 낮은 점수로 떨어지기 일쑤다. 그런 그녀를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은 공장에 다니는 그녀의 아버지 장(조스 드 파우)뿐. 길에서 우연히 톱가수 데비를 만난 장은 그녀를 납치하고 납치금 대신 마르바를 데뷔시켜줄 것을 제의한다. 한편 또 다른 공범 윌리와 데비는 사랑에 빠져 도피하고, 납치극 사건으로 데비의 주가가 오르자 매니저 마이클은 장에게 마르바의 데뷔를 원한다면 계속 데비를 데리고 있는 척하라고 협박한다.

■ Review <뮤리엘의 웨딩>을 연상시키는 이 영화의 포스터. 이 안에는 <빌리 엘리어트>의 아버지와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의 연인도 등장한다. 확실히 이 영화는 단지 뚱뚱하고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지만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어내는 17살 소녀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영화의 중심은 오히려 딸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이용하는 매니저의 영악함에 더 치중해 있다. 딸의 데뷔무대에서 톱스타 납치범임이 드러나게 될 아버지의 상황과 그를 배후조종하는 닳고 닳은 매니저의 모습은 안타깝고 비장한 느낌마저 준다. 초반부터 행복하고 즐거운 이미지로 전개되는 영화에서 오로지 현실적인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 매니저를 둘러싼 연예계의 현실이다. 스타로 키워준다는 조건으로 성상납을 요구하고 소속 가수의 납치를 상술로 역이용하며 딸에 대한 아버지의 애틋한 마음을 단번에 가십거리로 만들어내는 매니저. 그러나 그도 악한 인물은 아니다. 갈등의 제공자임과 동시에 결과적으로 모두를 행복으로 이끌고 가는 계기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그는 하나의 영화적 장치인 듯하다.

후반부의 해피엔딩이 막판에 약간 빠르게 전개되기는 하지만 결론의 억지스러움이 그다지 눈에 걸리지 않는 것은 영화의 전반적 분위기가 계속해서 사랑스러운 리듬을 유지하고 있으며, 제각각 묘사되던 인물들도 균형을 잃지 않고 나중에 한데 버무려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하여 제목 그대로 모두가 유명해져버린다. 가수를 꿈꾸던 마르바는 물론이거니와 납치범 아버지와 그의 공범인 실직한 공장노동자 윌리까지.

물론 이런 식의 용서와 화해를 통한 유명세가 오로지 영화 속의 것일 뿐임을 기억할 때 우리도 그들과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 2000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와호장룡>과 함께 노미네이트된 작품이기도 하다. 손원평/ 자유기고가 thumbnail@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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