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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 더 무비>, 이모티콘의 비밀 세계 ‘텍스토폴리스’
곽민해 2017-08-02

감정 표현을 위해 거창한 수사를 동원하던 시절은 지났다. 터치 한번이면 충분하다. 소통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 이모티콘 덕이다. 영화는 이모티콘의 비밀 세계 ‘텍스토폴리스’를 그린다. 약칭 ‘콘’들은 친구를 사귀고 가정을 꾸리며 일정 시기가 되면 메시지 창에 데뷔한다. 규칙 하나만 잘 지키면 활동하는 건 어렵지 않다. 한 이모티콘은 반드시 하나의 감정만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주인공 진이 여러 감정을 가지고 태어난 돌연변이란 점. 그는 데뷔하자마자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여러 표정이 섞인 정체불명의 이모티콘을 띄운다. 삭제될 위기에 처한 진은 이모티콘 동료인 하이파이브와 해커 핵키 브레이키와 함께 자신을 개조할 코드를 찾아 떠난다.

텍스토폴리스는 <주토피아>(2016)나 <인사이드 아웃>(2015)의 ‘감정 통제 본부’에 필적하는 그들만의 정교한 세계다. 디즈니와 픽사가 서정적인 동화 속 풍경을 그렸다면, 소니는 스마트폰 앱과 유튜브 등 현실의 미디어 소스를 적극 활용한다.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 코미디언 고사카 다이마오의 ‘펜 파인애플 애플 펜’ 영상이 불쑥 삽입되는 식이다. 익숙한 소재에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해 재미를 주는 장점도 지킨다. 이모티콘의 고전 ‘:-)’나 ‘:-P’ 등은 어르신 취급을 받는 반면, 사용자가 자주 쓰는 이모티콘은 지정석에 배치된다(왠지 똥은 늘 인기가 많다!). 자신의 진짜 모습을 고민하는 이모티콘과 이들을 통해 감정을 키우는 현실 속 인물들을 보노라면 스마트폰은 감정이 메마른 세계라는 인상이야말로 고리타분한 것이 아닌지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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