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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아> 여성의 불안과 공포를 주요 소재로 삼는 작품
곽민해 2017-12-06

이수아의 삶은 힘겹다. 치매에 걸린 엄마를 돌보며 일하는 수아(조수하)는 같은 직장의 중년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한다. 그러나 가해자인 그는 “만졌다는 증거가 있느냐”며 큰소리를 치고, 사장도 “일을 꼭 크게 만들어야 하겠냐”고 되레 가해자를 두둔한다. 상황이 이런 데도 수아는 병원비 마련을 위해 직장을 관두지 못한다. 매일이 사투인 그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의지하는 존재는 친구인 해주(김경윤)다. 해주는 요즘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 덕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과거 원치 않은 낙태를 당했던 경험 탓에 연애를 꺼리는 수아는 해주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준다. <이수아>는 여성의 불안과 공포를 주요 소재로 삼는 작품이다. 경찰서 앞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는 수아의 얼굴을 비추며 시작해 직장에서, 병원에서, 또 과거에 얽힌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수아를 그린다. 이런 그에게 엄마의 병원비를 대신 내줄 정도로 수아를 알뜰히 챙기는 해수의 존재가 특별하지 않을 리 없다. 문제는 해수의 연인이라며 등장한 우진(손현우)이 과거 수아에게 몹쓸 짓을 저지른 남자라는 사실이다.

수아는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로 우진을 친구 곁에서 떼어놓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한다. 단순 협박에서, 스스로를 범죄의 미끼로 몰아넣는 위험한 방법까지 가리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과거사가 그의 현재 삶에 남긴 상처가 절절하게 부각된다. 그러나 여성이 당하는 피해가 부각되는 것에 비해 그들이 취하는 태도는 여전히 관습적인 시선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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