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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생방송 원테이크 좀비물’
김소미 2018-08-22

“싸게, 빠르게, 퀄리티는 그럭저럭”이 신조인 감독 타카유키(하마쓰 다카유키)는 케이블 좀비 채널의 개국을 앞두고 ‘생방송 원테이크 좀비물’을 제안받는다. 이 설정을 토대로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이야기를 세 덩어리로 나눠 영화 만들기라는 카오스에 뛰어든다. 좀비영화 촬영장에 진짜 좀비가 습격하는 영화 속 영화 <원 컷 오브 더 데드>를 보여준 다음, 타임라인을 한달 당겨서 기획 과정과 리허설 기간, 촬영 당시의 실제 상황을 차례로 나열하는 순서다. 내러티브 구조상, 중반 이후로 배치된 포복절도 포인트를 즐기려면 일단은 가장 먼저 나오는 <원 컷 오브 더 데드>를 꼼꼼히 지켜보는 편이 좋다. 엉거주춤 선 배우들 사이에 종종 수습이 안 되는 정적이 감돌거나, 갑자기 도망가는 배우를 말리느라 엉겁결에 실명을 불러버리는 식의 당혹스러운 졸작 한편을 마주하는 것이다. 그렇게 기어이 완성되고야 만 생방송 원테이크 영화엔 대체 어떤 눈물겨운 비하인드가 있을까?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가 빚는 통제 불능한 페이소스의 주재료는 영화 자체와 구성원들이 지닌 각기 다른 (결함에 가까운) 태생적 특질이다. 피할 수 없는 숙명 그리고 눈앞을 가리는 땀, 눈물, 피…. 이 온갖 생리현상을 제치고 전력질주하는 필름메이커들의 모습은 열정이라는 뻔한 단어에도 온정을 품게 만든다. 올해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관객상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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