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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도감> “도대체 진짜 어른 맞아요?”

14살 경언(이재인)의 아버지 장례식날, 처음 보는 남자가 꺼이꺼이 울고 있다. 남자는 자신을 경언의 삼촌 황재민(엄태구)이라고 소개하며 혼자 사는 경언에게 찾아온다. 재민은 엄마, 아빠, 아기였던 경언과 함께 찍은 사진까지 보여주며 자신이 삼촌이라는 점을 입증하지만 그럴수록 경언은 재민이 의심스럽다. 하지만 가족이 없는 경언은 위탁시설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재민에게 후견인이 되어줄 것을 부탁한다. 그러나 변변치 않은 사기꾼이며 빚을 지고 있었던 재민은 후견인이 되자, 경언이 받아야 할 아버지의 사망 보험금을 모두 가로챈다. 경언은 재민에게 돈을 갚으라며 닦달하고, 재민은 경언과 함께 다니면 사기를 치기 더 쉽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편 <수요기도회>(2016)의 감독 김인선의 장편 데뷔작이다. 어른과 아이가 짝이 되어 사기를 치다가 두 사람 사이에 우정 혹은 가족애가 싹튼다는 설정이 아주 신선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엔 다른 매력이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성인 남자가 여자아이의 주변을 맴도는 초반부에서부터, 각자 다른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경언과 재민의 사기행각이 펼쳐지는 후반부까지 영화는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한다. 과도한 폭력, 신파, 서툴게 다뤄진 비극의 요소들 없이도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내는 이 영화는 코믹하며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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