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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스 게임> 베벌리힐스 포커 세계의 여왕, 몰리 블룸
장영엽 2018-09-05

<소셜 네트워크>(2010), <머니볼>(2011)의 각본을 쓴 할리우드의 유명 시나리오작가, 에런 소킨의 첫 장편 연출작. <몰리스 게임>은 베벌리힐스 포커 세계의 여왕이었던 몰리 블룸(제시카 채스테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스>의 주인공과 같은 이름을 가진 이 여성은 26살에 세계에서 가장 호화롭고 위험한 포커 게임을 운영했다. 하루에 무려 400만달러(44억원)의 판돈이 오가는 ‘몰리의 게임’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벤 애플렉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영화에서 스타들의 실제 이름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과 로열 패밀리들, 스포츠 스타, 거대 기업인까지 다양한 상류층 인사들이 모여들었다. 영화는 포커 게임에 참여한 마피아와 모종의 커넥션을 맺고 있다는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준비하는 몰리의 현재와, 올림픽 메달리스트, 로스쿨을 졸업한 여성 기업가를 꿈꿨던 그녀의 과거를 교차하며 몰리가 쌓아올린 포커 제국의 명암을 들여다본다.

<몰리스 게임>은 한 여성의 실패의 연대기다. 올림픽 메달이 유력해 보이던 순간, 드라마틱하게 추락하는 10대 스키 선수 몰리의 사고 장면으로 포문을 여는 이 영화는 성공의 바로 앞자락에서 실패하는 몰리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그녀에게 포커 게임장은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고 존중받는 느낌을 준 ‘자기만의 방’이었다. 실존 인물의 성공 신화와 추락, 그 이면의 이야기에 언제나 매혹되어온 에런 소킨은 수완 좋은 사업가이자 집안의 반항아, 철두철미한 원칙주의자였던 몰리 블룸의 모습을 다각도로 조명하며 한때 포커 세계를 지배했던 여성이 마지막까지 지키려 했던 건 무엇이었는지 되묻는다. 화려한 겉모습에 감춰진 불안정함을 드러내는 제시카 채스테인의 연기는 언제나처럼 좋다. 이 정도면 꽤 만족스러운 감독 데뷔작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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