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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퀸> 세계적인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의 일대기

<맥퀸>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매퀸은 16살에 처음 견습생이 된 후 여러 유명 테일러에게서 기술을 배운 뒤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 교수들에게 “(당신보다) 내가 더 많이 안다”고 말할 정도로 무례했지만 실력 또한 좋았던 매퀸은 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 첫 컬렉션에서 바지 밑위의 길이가 극도로 짧아서 엉덩이를 드러내는 범스터 바지를 선보인다. 또한 옷 위로 타이어를 굴려서 무늬를 내거나 비닐봉지로 옷을 만드는 등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옷을 만든다. 이로 인해 20대 초반의 매퀸은 실업수당으로 패션쇼를 꾸려나가면서도 전위적인 천재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그런데 매퀸이 단지 패션 자체에서만 전위적인 것은 아니었다. 매퀸은 자신의 패션쇼에 내러티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의 첫 번째 쇼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마틴 스코시즈의 <택시 드라이버>(1976), 앨프리드 히치콕의 <>(1963) 등 영화를 접목하기도 했고, 때로는 관객에게 불쾌감을 일으킬 만한 소재를 활용하기도 했다. 이것은 쇼는 강렬한 감정을 일으켜야 한다는 매퀸의 철학을 드러내는 것이었으며 디자이너를 뛰어넘는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는 지점이었다. 끔찍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드러내고자 했던 시도였으며, 이 시도의 근원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이 있었다.

영화는 결국 자살로 생을 끝마친, 문제적이며 외롭고 고독한 천재 예술가 매퀸에 대해 말하고 있고, 이것은 분명히 대중이 기대하는 천재 예술가의 초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평가는 전형적으로 느껴지며, 일대기를 다루는 데 지나치게 충실함으로써 다른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해 인간의 존엄과 같은 매퀸의 사상이 비교적 잘 드러나지 않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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